경기 남양주에서 한 50대 여성이 대형견에 물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대형견의 안락사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일부 동물단체는 해당 대형견의 안락사 반대 입장을 밝히며 "개를 맡겨주면 교화시키겠다" 등의 제안을 해왔다.
온라인상에서도 "개가 무슨 잘못인가" "개를 함부로 버린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족들은 안락사 반대 주장이 나온 것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안락사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도 "유족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 (안락사를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온)기사를 보고 유족 측이 난리가 났다. 유족 측이 안락사를 꼭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했다.
관계자는 "해당 기사가 나온 후 안락사하지 말고 때려죽여라, 불태워 죽여라 등 일반인들의 험악한 민원도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인명사고가 났다고 해도 사고견을 반드시 안락사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실제로 인명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주인 반대로 안락사가 되지 않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안락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위험하다고 판단이 되면 지자체는 안락사 명령을 내릴 수 있다"며 "안락사 여부는 수사가 끝난 후 내부 논의를 통해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안락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에서는 한발 물러선 것이다.
해당 대형견은 사건 당일인 지난 22일 포획돼 남양주시 유기견보호소에 격리 중이다. 해당 대형견은 사람들에게 붙잡힌 후 믿기 힘들 정도로 온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격리소에서 먹이를 들고 지나가는 사람에게는 유독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야생에 방치된 후 그동안 충분히 먹이를 먹지 못해 먹이에 대한 집착이 강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해당 대형견의 주인을 찾기 위해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하고 시민들의 제보를 받고 있지만 유기견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대형견은 지난 3월 초쯤부터 몇 달간 주변 야산을 배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목줄 흔적이 있지만 오랜 기간 주인의 손에서 벗어나 야생에서 살아온 흔적이 역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