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인종차별과 증오범죄 당장 멈춰야한다

입력 2021-05-31 09:00
세계 여러 곳에서 코로나 팬데믹에 기인한 아시안 증오범죄가 발생하고 있고, 최근 미국에서 급증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증오범죄는 심각한 수준이다.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이었다는 데서 시작된 아시안들에 대한 외모 비하와 언어폭력이 이제는 신체적·물리적 폭력으로 확대돼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이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작년 한 해 동안 3000건을 넘은 데 이어 올해 3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한국계 4명 등 아시아계 6명을 포함한 8명이 숨지는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Stop Asian Hate(아시안 증오를 멈춰라)’라는 문구가 온·오프라인상에서 퍼지며 미국 내 한인 사회를 중심으로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집회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사회학자들은 기존의 사회 질서가 흔들리는 재난 시기에 대중 안에 쌓인 불안과 분노가 취약계층과 유색인종에게 표출돼 인종차별적 증오범죄가 발생하는 것이며, 이런 현상은 역사적으로 반복돼왔다고 설명한다. 미국에서 아시안 증오범죄가 급증한 이유로 코로나 대유행 조짐이 보이던 시기 주요 매체가 실었던 혐중 정서를 자극하는 헤드라인과 일러스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상원은 최근 94 대 1의 압도적 찬성으로 ‘아시안 증오범죄 방지법안’을 가결했다. 법안은 하원 의결과 바이든 대통령 서명을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법안은 피해자가 손쉽게 피해 사실을 신고할 수 있도록 온라인 신고를 허용하고, 사법당국이 증오범죄를 신속히 다루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시안 증오범죄 방지법안’이 발효되면 연방과 주정부가 범죄자를 징벌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이 마련되는 셈이지만, 법은 최소한의 조치일 뿐이다. 법 외에 사회 전반적으로 증오범죄를 멈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더 근본적으로는 무엇이 인종차별적 문제가 되는지 알리고 누구나 차별과 폭력을 문제 삼을 수 있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우리는 경찰 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애도하며 ‘#Black Lives Matter 운동’에 동참했고, 인종차별주의자들을 향해 차별과 폭력을 멈추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때 우리와 함께 #Black Lives Matter를 외치던 미국인들이 왜 아시아계 증오범죄에는 침묵하는지 묻고 싶다. 인간으로서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관심하고 침묵하는 것은 가장 끔찍한 일이다. #Stop Asian Hate!

김재윤 생글기자(세현고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