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고 꽉 잡은 CJ…"쿠팡보다 빠르게 즉시배달"

입력 2021-05-27 17:21
수정 2021-05-28 10:32
CJ그룹이 배달대행 스타트업 바로고와 손잡고 배달시장 공략에 나선다. 바로고가 쌓은 외식 배달 관련 빅데이터와 CJ그룹의 식품 제조 및 식자재 유통 등 전통 식품사업 분야 노하우를 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CJ올리브네트웍스 등 CJ 계열사들은 올초 바로고의 시리즈C 라운드 투자에 나란히 참여했다. 전략적 투자자(SI)로 각각 10억원 규모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CJ그룹은 계열 벤처캐피털(VC)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를 통해 2019년 바로고의 시리즈B 라운드 투자에도 참여한 바 있다. 정확한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CJ그룹은 바로고에 80억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설립된 바로고는 오토바이 배달대행 스타트업이다. 오토바이 배송기사를 음식점주 등과 연결해주는 근거리 물류 플랫폼을 운영한다. 바로고에 등록된 배달 라이더는 3만 명에 달한다. 바로고의 배달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제휴 상점은 11만 개를 넘어섰다.

CJ그룹은 1세대 배달대행업체로 분류되는 바로고가 오랜 시간 쌓은 외식 배달 관련 소비자 데이터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바로고와 협업해 여러 사업 모델을 추진할 계획이다. CJ그룹 한 계열사는 이르면 올 하반기 바로고와 공동으로 준비해온 기획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바로고와 함께 주문 제품을 오토바이로 곧바로 배송하는 ‘오늘 드림’ 서비스를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이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밀키트 브랜드 쿡킷의 사업 확장에 바로고의 배달 시스템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토바이 배달을 이용하면 마켓컬리, 쿠팡 등 ‘익일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는 e커머스업체보다 더 빨리 밀키트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이 같은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선 도심에 물류 거점을 마련해야 하는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CJ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가 바로고의 물류 시스템 등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