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자금관리자' 마이클 라슨, 여직원 상습 성희롱

입력 2021-05-27 13:22
수정 2021-05-27 13:24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자금 관리자 역할을 해 온 그의 최측근 마이클 라슨이 상습적으로 직원들을 괴롭혀 온 사실이 드러났다.

2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빌 게이츠의 '자금 관리자'인 마이클 라슨의 불미스러운 행각을 보도했다.

라슨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자금을 각종 투자처와 부동산, 주식 등에 투자해 빌 게이츠의 자산을 약 30년간 굴리며 그를 세계 최고의 부자로 올리는 데 큰 기여를 한 인물이다.

라슨이 경영하고 있는 투자사인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는 빌앤멀린다 게이츠재단이 보유한 5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운영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그의 회사인 캐스케이드에서 일한 10여 명을 인터뷰, 회사에서 대표인 라슨이 저지른 직원 학대를 비롯한 부적절한 행위를 밝혔다. 조사 결과 직원들은 라슨이 회사 내에서 '공포의 문화'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라슨은 여성 직원들을 성적 매력으로 평가하는 일이 잦았으며 한 여성의 나체사진을 보여주며 다른 한 여성 직원과 비교했으며 한 여성 직원에게는 돈을 주고 옷을 벗으라는 요구까지 했다는 것. 또한 흑인 직원들에게는 인종차별적 언사를 했다는 것도 직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라슨은 이런 제보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캐스케이드에서 일해 온 한 직원은 "이직하려 할 때 라슨이 공매도로 내가 옮길 회사의 주가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보복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즈는 이 회사의 직원 4명을 포함한 6명이 빌 게이츠 부부에게 라슨의 행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지만 회사 측은 라슨을 제지하는 대신 함구하는 조건으로 돈을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캐스케이드의 전 직원들은 사내 자산운용 규모가 웬만한 월가의 헤지펀드보다 많아졌을 때도 라슨의 이런 직원에 대한 인식이 변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빌 게이츠의 옹호로 라슨이 '공포 문화'를 유지했다고 비판했다.

라슨의 대변인은 매체로 보낸 성명에서 직원들의 주장에 대해 "380명이 넘는 회사 직원 가운데 라슨과 관련된 불평불만은 모두 합해 5명 미만이다"라며 "모든 불만 사항은 조사되고 심각하게 처리되었으며 완전히 검토되었으며, 아무도 라슨 씨의 해고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