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中 실험실에서 나왔나" 바이든, 중국에 조사 협조 압박

입력 2021-05-27 09:58
수정 2021-05-27 10:0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 논란과 관련해 미 정보 당국의 판단이 엇갈린 상황이라며 추가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국제조사 참여와 자료 제공 등 협조를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3월 정보당국에 코로나19가 동물에서 유래했는지, 실험실 사고로 발생했는지 등 기원을 분석하라고 지시했고 이달 초 보고를 받았다"며 "정보 당국이 분명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2곳은 동물에서, 1곳은 실험실에서 유래했다는 쪽에 기울어 있지만 이들 역시 낮거나 중간 정도의 확신이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낮다는 보고서를 내놨지만,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우한연구소가 유출지일 수 있다는 의혹을 보도하면서 발원지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보기관의 대다수는 어느 쪽이 더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기에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분명한 결론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노력을 배가해 90일 이내에 다시 보고할 것을 정보당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중국 당국의 미온적 태도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이 완전하고 투명하며 증거에 기초한 국제 조사에 참여하고 모든 관련 자료와 증거를 제공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전 세계의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WHO는 코로나19가 박쥐에서 사람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에 힘을 싣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미 주류 언론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종종 언급한 실험실 발원설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23일 비공개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우한연구소 연구원 3명이 첫 발병보고 직전인 2019년 11월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고 보도하면서 실험실 발원설이 재점화됐다.

하원 정보위의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이달초 발간한 보고서에서 우한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 연구소가 생물무기 연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현지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성명은 바이러스가 우한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미국이 배제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