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8개월 만에 16억 7천 오른 서울 아파트…로또 다름없네

입력 2021-05-27 08:02
수정 2021-05-27 08:10


문재인 정부 들어 4년간 20차례 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집값이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집값 상승률은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15%, KB국민은행 기준으로는 35%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1년 8개월 만에 16억 7천만 원 오른 서울 아파트'가 단연 화제다.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 151㎡형(약 54평)은 지난 4월 53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대치동은 우수한 학군과 학원가가 밀집해 있어 학부모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특히 래미안 대치팰리스는 교육환경이 좋은 데다 지은 지 10년이 안 된 신축 아파트라 대치동 내에서도 인기가 많다.





같은 평수 기준 2019년 7월에는 34억 55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어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로또 맞았다는 말이 그냥하는 얘기가 아니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실제 964회 로또 1등 당첨액은 16억이었다.

실제 지난 4년간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2배 이상 뛴 단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서울에서는 마포구가 20.67%로 가장 많이 올랐고, 송파구 19.55%, 영등포구 19.02%, 용산구 18.59%, 성동구 18.73%, 강남구 18.10%, 강동구 18.01% 등의 순이었다.

경기에서는 수원 영통구가 42.60% 올라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용인 수지구(41.83%), 구리시(40.82%), 광명시(36.48%), 성남 분당구(33.06%), 용인 기흥구(33.58%)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천에서는 연수구(27.46%)와 서구(15.26%)의 상승률이 높았다.

지방은 전체적으로 5.36% 올랐다.

세종시가 47.50%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광역시에서는 대전(32.16%), 대구(17.87%), 광주(9.50%), 부산(7.82%) 순으로 올랐다. 울산(-0.37%)은 광역시 중 유일하게 집값이 내렸다.

KB 통계에서는 노원구 집값이 지난 4년여간 52.09% 올라 서울에서 가장 많이 뛰었고, 영등포구 48.04%, 양천구 46.21%, 송파구 44.49% 순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84.79㎡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당일인 2017년 5월 10일 9억7천만원(16충)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16일 20억원(2층)에 매매되며 2배 이상 뛰었다.

해당 평형은 올해 2월 22억4천500만원(15층)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는데, 지난달 16일 거래는 낮은 층수(2층) 등을 이유로 이보다 낮은 가격에 매매된 것이다.

'마용성' 지역에서 성동구 옥수동 삼성아파트 전용 84.82㎡는 문 대통령 취임 이틀 전인 2017년 5월 8일 7억1천만원(15층)에 거래됐던 것이 지난달 23일에는 15억3천만원(7층)에 매매 계약서를 써 4년여간 역시 2배 넘게 올랐다. 해당 평형 역시 4년 동안 집값이 계속 오르며 올해 3월 16억원(17층)에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처음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의 성과는 부동산 가격의 안정이라는 결과로 집약되는 것인데, 그것을 이루지 못했기에 부동산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비리까지 겹쳐지면서 선거를 통해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며 "죽비를 맞고 정신이 번쩍 들만한 그런 심판을 받았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 있었으니 그 이후 기존 정책에 대한 재검토나 보완 노력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