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25일(14:2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동차용 방진 고무 전문 업체 대흥알앤티가 투자 등급의 문턱에 걸려 고전하고 있다. 한 단계만 신용등급이 올라도 투자 등급으로 올라서는데 악화된 수익성과 설비투자 부담 탓에 투기 등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대흥알앤티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으로 BB+를 부여하면서 부정적 등급전망 꼬리표를 달았다. 수익성 저하와 설비투자 부담 확대로 재무안정성이 나빠진데다 중단기적으로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대흥알앤티는 자동차용 방진 고무, 고압 호스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일본 스미토모리코와 제휴를 통해 기술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자동차그룹 내 방진 고무 수요의 49%를 담당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용 방진 고무 시장은 경쟁사였던 아이아가 납품을 중단하면서 사실상 대흥알앤티와 평화산업이 복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대흥알앤티는 2016년까진 꾸준히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7년 이후 현대차그룹의 중국 완성차 판매 부진으로 중국법인 매출이 급감하면서 성장이 주춤해졌다. 또 노사 관계 악화로 인한 외주 가공비 등 비용도 늘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낮은 수준의 영업수익성을 나타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완성차 수요는 지난해에 비해 증가할 전망이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무부담도 쉽게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대흥알앤티는 2017년 수익성 저하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창출 규모가 축소된 가운데 2017~2018년 중국 공장 설립과 설비 증설이 맞물리면서 영업현금 창출 규모를 웃도는 설비투자 부담이 이어졌다. 금융사 차입을 통해 부족한 현금을 충당하면서 총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대흥알앤티의 총차입금은 2016년 말엔 81억원이었는데 지난해 말엔 470억원으로 뛰었다.
김형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저하된 영업수익성과 생산성 유지를 위한 경상적인 투자 소요를 감안할 때 중단기적으로 잉여현금창출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