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수소는 그린수소를 이길 수 없다.”
욘 안드레 뢰케 넬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1’에서 이같이 말했다. 넬은 수소 생산에 필요한 수전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수전해가 이뤄지는 전해조(수소생산 탱크)를 80개국에 3500개 이상 공급했다.
뢰케 CEO는 ‘한국의 그린수소 규모 확대’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미래 수소 경제의 축이 블루냐 그린이냐 논쟁이 많다”면서 “그러나 블루수소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블루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의 탄소를 포집한 수소를 말한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수전해)해 생기는 그린수소보다는 덜 친환경적이지만, 생산 비용이 적게 든다.
뢰케 CEO는 “그린수소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의 약 80%는 재생에너지에서의 전기 생산비용”이라며 “이 단가가 빠르게 내려가고 있어 그린수소 시장이 앞으로 활짝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탄소배출을 동반하는 부생수소와 개질수소 글로벌 생산량은 연 7000만t, 시장규모는 1500억달러에 이른다.
김세훈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이날 ‘수소사회 도래와 미래비전 2030’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현대차에 입사한 후 18년간 수소차 개발을 해왔지만, 작년부터 일어난 변화가 지난 18년보다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탄소중립을 위해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발표가 자동차업계에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연기관 차 판매 기간이 14년 정도밖에 안 남은 셈”이라며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차는 수소차와 전기차 두 가지뿐”이라고 했다. 김 부사장은 “전기차와 수소차 중 무엇이 시장을 지배할 것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많은데, 두 종류의 차가 같이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수소 활용”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하는 수소를 이용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