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자동화 돕자 세영테크 공장 '불량 제로'

입력 2021-05-26 17:17
수정 2021-06-03 15:39
시스템에어컨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사 세영테크놀러지의 박영숙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불량률’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제품에 얇은 막을 형성시키는 ‘컨포멀 코팅’을 수작업으로 했는데, 불량률이 800PPM(100만 개 중 불량품 800개) 수준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박 대표는 지난해 6월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고객사 LG전자에 ‘SOS’를 쳤다. LG전자는 협력사 지원팀을 급파해 올 2월까지 코팅 공정 자동화를 지원했다. 그 결과 코팅 공정 불량률은 ‘제로’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6일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우수 사례집’을 발간했다.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은 현대자동차그룹, LG전자, 포스코 등 대기업이 중소·중견기업 등 협력사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돕는 것이다. 사업비의 30%는 대기업, 30%는 정부가 지원한다. 대한상의는 세영테크놀러지를 포함 총 9개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 관련 우수 사례를 소개했다.

계기판 등 자동차 전자장비를 제조하는 한길전자도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에 참여해 톡톡한 효과를 본 중소기업으로 꼽힌다. 한길전자는 다양한 제품을 관리하는 업종 특성상 제품을 용도별, 모델별로 분류하고 출고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스마트공장 구축 프로젝트에는 기아의 제안으로 참여했다.

기아의 조언을 받은 한길전자는 자재관리 시스템을 최적화해 자재 입출고 공정의 실수를 줄였다. 불량률이 100PPM에서 79PPM으로 21% 감소했다. 설비 가동률은 20.8% 향상됐다. 구본수 한길전자 대표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 효과를 거뒀다”며 “직원들의 품질관리 역량 수준이 높아진 것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은 중소기업의 생산성·기술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가 1차 연도(2020년) 사업에 참여한 361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생산성 향상 효과는 평균 18.7%로 나타났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