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태양연마 회장, '40년 기부 선행' 83세 老사업가…이번엔 10억 쾌척

입력 2021-05-26 18:40
수정 2021-05-26 23:41
60년 넘게 연마지 제조업에 전념해온 80대 사업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을 위해 10억원을 쾌척했다.

26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신원식 태양연마 회장(83·사진)이 전날 사랑의열매에 10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1961년 연마포 제조업체인 고려연마공업사를 창업해 현재 연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는 태양연마로 성장시켰다. 태양연마 관계자는 “1960년대엔 국내에 연마포 제조 기술이 없어 다수가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사포를 썼다”며 “당시 서울대 법대에 재학 중이던 신 회장이 이를 눈여겨보고 창업을 결심해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과거부터 ‘남몰래 선행’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명의로 꾸준히 보육원 등에 기부해왔으며, 회사 차원에서도 안산시와 평택시 지역 사회복지기관에 매년 봉사활동과 성금 후원을 해왔다. 40년 넘게 이어진 기부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이번에 10억원을 쾌척한 것이다. 신 회장은 이번 기부도 “평소의 신념을 실천한 것일 뿐”이라며 가급적 비공개로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후문이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신 회장은)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기부하길 원했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눔을 알려 선순환을 만들 수 있도록 기부 소식을 알리자고 요청했다”며 “이번 기부로 나눔의 의미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선한 영향력이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아 나 또한 어려운 이들을 위해 도움을 줘야겠다고 항상 생각해왔다”며 “다짐을 실천할 수 있게 돼 기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기금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 가정을 위한 의료비와 생계비로 지원된다. 또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교육비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이번 기부로 한국형 기부자맞춤기금 10호 가입자가 됐으며,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의 2616번째 회원으로도 가입했다. 2018년 출범한 사랑의열매 한국형 기부자맞춤기금은 기부자의 의사를 반영해 기금을 관리하고 사업을 운영하는 맞춤형 기금사업이다. 신 회장을 포함해 260여억원 규모의 10개 기금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1호 가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을 포함해 김지만 전 쏘카 대표, 김강석 블루홀 공동창업자, 오춘길·오정석 현대정밀 공동대표, 고(故) 최우석 전 삼성경제연구소 부회장과 유족 등이 기금을 조성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