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26일(15:0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동국제강과 포스코케미칼, 에쓰오일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평가다.
국민연금은 26일 동국제강·포스코케미칼·에쓰오일 주식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바꾼다고 공시했다.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의도는 없지만 지배구조 개선이나 배당 확대, 자산 매각 등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안은 하겠다는 뜻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가진 투자자는 일반투자 목적으로 해당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 10영업일 안에 지분 변동내용을 보고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동국제강 지분 6.49%, 포스코케미칼 지분 5.42%, 에쓰오일 지분 7.73%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국민연금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했던 동국제강과 포스코케미칼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동국제강과 포스코케미칼의 정기 주총에서 이사 선임 및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안건에 반대 의견을 냈다. 동국제강이 올린 김용상 후보에 대해선 ‘이해관계에 따른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는 점을, 포스코케미칼의 이웅범 후보는 ‘최근 5년 안에 중요한 지분·거래·경쟁관계에 있는 회사의 상근 임직원으로 근무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앞으로도 이처럼 지배구조와 관련한 주주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법령상 위반 우려로 기업 가치 훼손이나 주주권익 침해 사안’이 발생한 기업을 주주 활동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전보다 오너나 임원의 위법 행위로 주주 가치가 훼손될 수 있는 기업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최근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슈를 투자활동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에쓰오일에 대해선 배당 전략에 관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쓰오일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감소와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주주(보통주 기준)에 대한 결산배당을 하지 않았다. 이 회사가 올 1분기 흑자전환(영업이익 6292억원)에 성공하면서 배당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