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한밭대 스타트업 CEO] 글로벌에서도 기술력 ‘우위’···국내 유일 대피 시뮬레이션 전문기업 아이캡틴

입력 2021-05-26 14:41
수정 2021-05-26 14:43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아이캡틴은 재난 대피 시뮬레이션을 구현하는 스타트업이다. 지상의 건축물이나 여객선 등에서 재난 상황 발생 시 대피 안전을 사전에 확인하기 위해 가상의 컴퓨터 공간에서 인간의 대피 특성을 인공지능으로 모델링한다. 2019년 카이스트에서 기계공학과 박사 학위를 딴 김현철(36) 대표는 박사 과정에서 연구한 대피 시뮬레이션을 아이템으로 같은 해 창업했다.

“세월호 관련 시뮬레이션 프로젝트가 시작이었어요. 원래 제 전공은 전산유체역학으로 유체의 유동 특성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해석하는 분야입니다. 세월호 사건 때 대피 시뮬레이션 자료를 보면서 대한민국과 같은 기술 강국이 국가의 주요한 사안을 외국 프로그램에만 의존하는 것이 의아했습니다. 공학자로서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전공을 바꾸게 됐습니다. 2019년 재난 대피 연구로 박사 학위를 따고, 아이캡틴을 설립하게 됐어요.”

김 대표가 창업한 재난 대피 시뮬레이션 분야는 창업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국내에 생소한 아이템이다. 국내에서는 대피 시뮬레이션 전문기업으로 아이캡틴이 유일하다.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도 기술력에선 월등히 앞선다. 김 대표는 아이캡틴만의 시뮬레이션 기술로 정부과제 및 기업 프로젝트도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전파 시뮬레이션, 화재 및 LNG 누출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 프로젝트도 기획 중이다.



“아직 국내 재난 대피 시뮬레이션 분야에서는 큰 수익이 나지 않습니다. 수익 기반은 인공지능 분야인데요. 최근 인사혁신처에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인재를 추천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거나 강원도소방청에서 의뢰받아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피 시뮬레이션 프로젝트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현대중공업과 세계 최초로 여객선 대피 시뮬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코로나19 시뮬레이션도 개발 중입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건물에 들어가는 사람은 확인되지만 건물 내에서 어떻게 움직임을 가져가는지를 확인하긴 어렵잖아요. 그래서 건물별 활용도에 따라 몇 층에 사람들이 밀집되고,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퍼져나가는 지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 가능한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김현철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고교 때까지 권투선수로 활동하다 성인이 될 무렵 운동을 접은 이후 카이스트 기계공학과로 진로를 변경했다. 2017년 MBC와 세월호 시뮬레이션 프로젝트를 하면서 전공을 바꿔 창업까지 이어진 케이스다.

“박사 졸업 무렵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많이 들어왔었어요. 연구소나 국립대 교수직도 제안이 들어왔었죠. 근데 제가 가진 지식과 실력으로 좀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선택하게 됐죠.”

아이캡틴은 올해부터 3D 건물 재난관제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은 건물 내 화재 발생 시 IoT 기술을 기반으로 태블릿 PC하나로 건물 내부를 3D로 확인 가능하다. 여기에 건물 내 자체 화재 감지 시스템과 연결시켜 어디에서 어느 정도의 화재가 났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아직까지도 실제 건물에서 불이 나면 소방관들은 건물 도면을 먼저 챙겨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인간이 화성을 가는 이 시대에 아직도 화재 현장에서는 아날로그한 방법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죠. 재난관제시스템으로 대한민국 모든 건물을 3차원으로 만드는 것이 아이캡틴의 목표입니다.”

설립연도 2019년 2월
주요사업 재난 대피 시뮬레이션, 인공지능 등
성과 -여객선 대피 안전 시뮬레이션 공동 추진 및 해외 선급 인증(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조선해양)
-코로나19 확산 시뮬레이션(원자력원구원, 바이브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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