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를 열 배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경기가 회복되고 소비가 살아나면서 TV 광고 매출이 급증했다.
SBS는 26일 1.13% 오른 4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신고가다. 이달 들어서만 63% 올랐다. 경기가 회복되고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1분기 광고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발표한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은 2171억원, 영업이익은 422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실적 전망치를 열 배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사상 최대 실적이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BS의 올 1분기 TV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661억원에 달했다.
광고시장에는 계절성이 있다. 4분기 → 2분기 → 3분기 → 1분기 순으로 좋다. 1분기가 가장 비수기라는 의미다. 디지털 맞춤형 광고로 광고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사 광고 매출이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돈을 쓸 준비가 돼 있는 지금 기업들의 마케팅 비용은 계속 올라갈 것이고, 타기팅(특정 소비층 겨냥)보다는 브랜딩(다수 소비층 겨냥) 광고가 더 효율적일 수 있는 상황”이라며 “TV 광고 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1분기에는 가전, 자동차 등 고가 제품의 광고 수요가 크다.
광고주들이 SBS를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드라마와 예능이 잇달아 흥행하면서 방송 3사 중 종합 콘텐츠 회사로의 전환이 가장 빠르기 때문이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모든 제작사가 SBS에 공동제작을 제안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스튜디오드래곤, 카카오엔터와 함께 대한민국 콘텐츠를 주도할 사업자”라고 평가했다.
자체 동영상온라인서비스(OTT)에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CJ ENM과 달리 지상파 연합 OTT 웨이브를 통해 콘텐츠를 확장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주가 급등에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로 낮아졌다. 신한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은 목표주가를 5만원으로, 하나금융투자는 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