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세트에 이런 깊은 뜻이? 미술감독이 직접 밝힌 비하인드

입력 2021-05-26 11:21
수정 2021-05-26 11:23

'마인' 속 감탄을 자아내는 세트와 미술 제작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tvN 주말드라마 '마인'은 화려한 상류층 효원家(가)를 배경으로 한다. 특히 '루바토'와 '카덴차'로 나뉜 웅장한 저택과 각 인물들의 성향에 따른 공간들은 더욱 시선을 강탈, 이제껏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리얼한 상류층의 모습을 보여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드라마 제작 단계부터 남다르게 신경 쓴 제작진의 땀과 노력이 깃든 터, 그동안 맡았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사랑의 불시착' 등에 이어 또 한 번 놀라움을 안기고 있는 김소연 미술 감독은 제작사를 통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김소연 미술 감독은 "처음 전체적인 콘셉트를 잡을 때 바둑판을 떠올렸다"며 "바둑판의 칸들이 각 인물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칸들이 모였을 때 하나의 그림을 이룬다. 이것처럼 '마인'도 인물의 느낌에 집중해 각각의 공간을 디자인했다"고 효원가(家)를 이룬 초석을 밝혔다.

이어서 극 중 효원가에 시끄러운 사건이 벌어질 때면 식구들이 모이는 공간 '계단실'을 두고 "전체를 브릿지 공간처럼 연결해 보여주는 곳이 '계단실'"이라고 설명하면서 "특별함을 표현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확대가 있는데, '계단실'이 확대 요소를 적용한 특별한 공간이다"고 전했다.

이어 "공간을 표현할 때 일반적으로는 생략되거나 혹은 어떤 공간의 일부분으로만 보여주는데, 공간과 공간을 연결해주는 이곳 '계단실'은 그런 일부를 확대해 보여줌으로써 나머지 부분을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도록 상상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계단실'은 층과 층이 한꺼번에 보이는 구조다. 그 안에서 다른 사람의 위에 선 누군가가 또 다른 사람에게는 아래에 있다거나, 한 사람은 내려오고 한 사람은 올라가면서 결국 같은 높이에서 만난다거나 등 인물들의 우위 관계를 공간적으로 표현했다"고 덧붙여 먹이사슬처럼 얽히고설킨 효원가 내부를 시각적으로도 다가오게 한다.

또한 어디까지가 실제 건물이고 세트인지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어진다는 말엔 "각 공간들이 스스로가 보여주고 싶은 하나의 이미지를 정확히 보여주는 디자인"이라며 "복도 한 가운데에 침대가 있는 한수혁의 방이나 화장실에 쓰이는 마감재들이 보이는 김유연의 방, 냉장고나 싱크가 확장된 메이드 룸 등 강하게 기억되는 특정 포인트가 있다. 그 외의 나머지 부분들은 유추할 수 있게 해 규모가 더 있어 보이고, 그래서 실제와 세트의 구분이 흐려지는 것 같기도 하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처럼 '마인' 속 등장인물들이 살아 숨 쉬는 공간 효원가는 각 인물들의 성격과 분위기,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더욱 치밀하고 상징적이게 설계됐다. 이는 카메라의 초점이 배경을 향하지 않을 때도 전체의 분위기를 결정짓고 때로는 공간이 주는 느낌만으로도 공기를 바꾸며 시청자들을 더욱 몰입케 한다.

매회 휘몰아치는 스토리 속 효원가가 어떻게 변화하고 또 어떤 새로운 공간들이 열리며 시청자들을 초대하게 될지 '마인'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는 '마인'은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에 계속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