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故 김홍영 검사 폭행' 前 부장검사에 징역 1년6개월 구형

입력 2021-05-25 14:47
수정 2021-05-25 14:52

고(故) 김홍영 검사를 폭행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김대현(52·사법연수원 27기) 전 부장검사에게 검찰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피해자의 가족은 탄원서를 제출하며 ”엄벌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장검사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상당한 기간 피해자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동반한 폭행을 가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폭행이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되는 등 결과가 무겁고, 유족이 엄벌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최후진술에서 “함께 근무했던 검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앞으로 조용히 자숙하고 반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인도 “재판에서 공소장 일본주의에 반하는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하고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 검사의 가족들은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김 검사의 아버지는 전날 재판부에 이런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는 탄원서에서 “김대현은 부하검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부인할 수 없는 행위를 한 자”라며 “아들이 상사의 폭행으로 세상을 등져버린 충격은 죽을 때까지 어디에도 비할 바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고에 가까워) 그동안 동의하지 않던 부분을 동의하고 형량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한다는 것은 자신의 처벌 수위만 낮춰보려는 후안무치하고 치졸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에 근무하던 2016년 3∼5월 4차례 김 검사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검사는 같은 해 5월 업무로 인한 부담감과 압박감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33세의 나이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법무부는 김 전 부장검사를 형사처벌 없이 해임했다. 이후 대한변호사협회가 김 전 부장검사를 강요·폭행·모욕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수사 끝에 작년 10월 폭행 혐의만 적용해 김 전 부장검사를 불구속기소 했다. 모욕 혐의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수사를 할 수 있는 데다 고소 기간이 지났고, 강요 혐의는 법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대한변협은 항고했으나, 서울고검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판결은 오는 7월 6일 선고된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