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최대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SNT모티브는 재계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ESG를 평가하는 기관인 지속가능발전소는 지난 3월 말 한국 상장사 시가총액 상위 500위 내에 속한 ‘자유소비재 제조업’ 섹터 32개 기업 중 ESG 리스크 점수가 반영된 통합점수 기준으로 SNT모티브를 5위에 올렸다.
SNT모티브는 기업이 자체 발간하는 지속가능보고서와 정부 부처, 공공기관이 보유한 기업 관련 공공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된 ESG 성과점수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AI 시스템으로 수집된 ESG 관련 리스크 점수에 따른 할인율이 적용된 ESG 통합점수에서 평균 51.66점보다 높은 56.13점을 받았다.
SNT모티브는 내부적으로는 ISO14001 환경경영체제 인증을 유지하며 유해화학물질 절감활동과 에너지사용 절감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1사 1하천 정화활동’으로 회사 주변을 청소하는 등 친환경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지역 불우이웃에게 연탄과 이불, 쌀, 라면 등 필요한 물품들을 기증하는 등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장군, 금정구 등 지역 장애인 복지기관에는 후원금을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2013년 설립된 SNT장학재단에는 100억원을 출자해 많은 이공계 및 교육지원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SNT모티브는 경영실적도 지난해보다 개선되며 지역 내 친환경 자동차부품 기업으로서의 장밋빛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2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60억원으로 전년보다 40% 상승하며 실적 개선을 보여주고 있다. 친환경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용 모터와 드라이브 유닛(Drive Unit) 등의 제품 매출도 확대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SNT모티브는 국내 최대 소구경 화기제조업체로 소총, 권총, 기관총 등의 군 공급을 비롯해 수출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4월 19일에는 독자 개발한 경찰용 스마트 권총(모델명 STRV-9)이 국내 도입에 앞서 해외 수출부터 성공했다.
SNT모티브 경찰용 스마트 권총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민군협력사업’으로 개발됐다. 스마트 권총은 국내 도입을 검토 중이다. 세계 최초로 적용된 독특한 시스템과 우수한 리볼버(탄창이 회전식으로 돼 있는 권총) 형태 디자인이 높게 평가받으면서 국내 판매에 앞서 중동지역으로 먼저 수출되기도 했다.
스마트 권총은 일반 권총과 달리 사용자 운영개념에 맞춰 개발돼 공포탄, 비살상탄, 보통탄(실탄)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사수가 사용탄종을 확인하며 사격할 수 있다. 비살상탄은 일반 실탄의 에너지를 10분의 1로 축소해 ‘적정 물리력’을 갖춰 피해를 최소화한다. 적을 제압하는 데 효과적이다. 스마트 모듈이 장착돼 사격발수, 위치, 시간, 발사각도 등이 저장된다. 정부기관에서 도입 검토가 완료되면, 국내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SNT모티브 특수영업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열린 대한민국 방위산업전 전시회를 비롯해 올 2월 중동에서 개최된 ‘IDEX 2021 방산전시회’에서 스마트 권총과 비살상탄 등을 선보여 중동 지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큰 관심을 받았고, 공급계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방산 기술력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쾌거이자, 국부창출 및 국위선양의 기회를 마련한 수출 사례”라고 소개했다.
SNT모티브는 대테러나 시가전 등의 특수작전을 위한 특수부대용 소총, K3 경기관총의 후속 화기인 K15 경기관총, ‘수리온’ 헬기 장착용으로 개발돼 전차나 장갑차 탑재 및 보병용까지 세 가지 시리즈로 만들어진 K12 기관총 등도 선보이면서 군 전투력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