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에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이 추가된다. 지하철 2호선 환승을 통한 을지로, 명동 등 주요 업무지구로의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 21일 마감한 GTX-C사업 신청에 GS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가나다 순) 등 세 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청했다.
3개 사업자는 모두 입찰제안서 기본설계에 왕십리역 신설을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모든 사업자가 신설 의사가 있다는 의견을 내면서 왕십리역 추가 정차가 확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입찰제안서는 평가가 끝날 때까지 접근이 불가능해 사실 파악이 어렵다”면서도 “사업자 모두가 하겠다고 하면 왕십리역은 신설될 것”이라고 말했다.
GTX-C 노선은 애초 서울 양재, 삼성, 청량리, 광운대, 창동 등 다섯 곳을 포함해 10개 역으로 예정됐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GTX-C사업 입찰 공고를 내면서 최대 3개 역을 추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서울시와 성동구는 지난 2월 국토부에 왕십리역 신설을 건의했다.
GTX-C 노선은 경기 양주 덕정역에서 수원역까지 74.8㎞ 구간으로 서울 강남·북을 관통해 지나간다. 사업비가 4조3857억원에 달하는 민간투자사업이다. 국토부는 한국교통연구원(KOTI) 평가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 말께 GTX-C 노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기업 몰린 명동·을지로 출퇴근 시간 단축될 듯서울시와 성동구는 지난해부터 정부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왕십리역 신설을 요구해왔다. 정부가 고시한 계획에 따르면 GTX-C노선은 서울 내 양재, 삼성, 청량리, 광운대, 창동 등 5개 역을 포함한 총 10개 정거장을 지난다. 이대로라면 경기도에서 서울 도심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실제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데는 여러 불편이 따른다고 주장했다. 삼성역과 청량리역 사이에 왕십리역을 신설하면 직장인들의 환승 편의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봤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추가 재정 투입은 어렵다”며 이 같은 건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정부 재정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GTX-C노선 입찰에 참여한 모든 컨소시엄이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더라도 왕십리역 신설에 따른 이익이 크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왕십리역 정차가 사실상 확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입찰에 참여한 한 컨소시엄 관계자는 “왕십리역은 2호선이 지나가기 때문에 공사비 등 추가 비용을 댈 만큼 수요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왕십리역 신설에 들어가는 비용은 1500억~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선 사업자 측이 50%, 성동구와 서울시 등이 50%를 분담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GTX-C노선 왕십리역 신설로 경기도 거주자들의 서울 출퇴근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왕십리역은 지하철 2·5호선, 경의중앙선, 분당선 등 4개 노선이 교차한다. 연간 이용객은 1억89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서울시 분석에 따르면 왕십리역이 생기면 통행시간 절감 효과가 29%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의정부에서 GTX를 타고 2호선으로 환승할 경우 기존 안대로라면 청량리역에서 일단 내려야 하기 때문에 26분이 소요된다. 하지만 왕십리역에서 바로 환승하면 소요시간이 19분으로 7분 줄어든다. 성동구 관계자는 “기업이 몰린 명동 을지로 등 옛 도심으로의 출퇴근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