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코로나 백신 개발비 전액 지원받는다

입력 2021-05-24 18:14
수정 2021-05-25 00:46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제 민간기구로부터 임상 3상 비용을 전액 지원받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선다. 임상비용 지원을 대가로 해외에 백신을 우선 공급할 예정이어서 ‘백신 수급난’ 해소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GBP510)의 임상 3상에 활용할 연구개발비로 최대 1억7340만달러(약 1955억원)를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에서 추가로 지원받기로 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CEPI의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 ‘웨이브2’에 선정돼 이미 3670만달러(약 413억원)를 지원받았다. CEPI는 2017년 설립된 국제 민간기구로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과 노르웨이 독일 일본 등 국가 컨소시엄이 공동 출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추가로 확보한 자금을 임상 3상 시험과 인허가, 연간 수억 회분 생산 규모의 상업 공정 개발 및 원자재 도입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GBP510은 지난 5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워싱턴대 항원디자인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후보물질로 총 2억1010만달러(약 2368억원)를 CEPI로부터 지원받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임상 1·2상에서 GBP510의 안전성과 면역원성 결과가 잘 나왔다”고 했다.

웨이브2는 CEPI가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시작한 프로젝트다. 차별화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를 선정해 지원하는 게 목적이다. GBP510은 단백질 재조합 방식 백신이다. 바이러스와 겉모습만 같은 단백질을 만들어 몸에 투여하는 방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단백질 재조합 기술과 워싱턴대의 나노입자 디자인 기술이 적용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해외에 우선 공급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임상 자금을 대기 위해 해외 제약회사나 국제기구에 백신을 먼저 공급하는 계약을 맺고 있다. 바이오업계는 이들 기업이 국내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는 데만 1000억~3000억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CEPI 자금을 지원받아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 주도로 180여 개 국가가 참여하는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전 세계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협의체는 코로나19 백신 공동 개발 및 구매를 위한 협의체로 각국 정부와 민간 기업 등이 참여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6월까지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엔 시장에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