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이라더니 펜스 뛰어넘어" 손씨 부친 새 CCTV 공개

입력 2021-05-24 10:13
수정 2021-05-24 10:15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모(22)씨 사건과 관련 손씨 부친은 당시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가 찍힌 CCTV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손씨 부친은 23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영상을 공개하며 "(만취해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A씨가) 슬리퍼 신은 상태로 펜스 2단을 넘어서 심지어 (주머니에)손도 넣고 간다. 블랙아웃은 고사하고 술 취한 기운도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손씨 부친이 공개한 새로운 CCTV 영상에는 사건 당일 오전 5시 12분쯤 A씨 가족이 한강공원에 도착한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에서 A씨와 A씨의 아버지는 차에서 내려 펜스를 넘어 한강 공원으로 향한다.

손씨 부친은 "우리에게 연락도 안 하고 빨리 찾으러 갔다는데 찾으러 온 게 바로 그 (실종)장소로 직진했다. 그 위치를 알려준 거는 친구밖에 없을 거 아니냐. 그런데 그 친구가 술 취해서 기억이 안 난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손씨 부친은 "거기서만(강비탈) 계속 둘이 왔다 갔다 한다. 한 20분 지나서 친구는 약간 이동하기 시작하고 그 뒤에도 부친은 거기 있다. 한 번 훑고 없으면 얘가 갔을 곳을 찾으러 다녀야 한다"며 사건 다음 날 나눈 대화에서도 친구 A씨가 '굴렀다'는 점만 이야기한 것으로 보아 '강비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손씨 부친은 손씨와 A씨가 사건 당일 소주가 아닌 청하 등을 마셔 덜 취했을 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A씨 측 변호사는 "(A씨가)'만취한 상태였다'는 걸 입증할 객관적 증거는 많다"며 "22일도 추가 조사를 받는 등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최면조사 역시 소위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만취한 상태여서 기억이 안 돌아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를 넘는 악의적인 루머에는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며 "(A씨가)일상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 측 양정근 변호사는 "목격자들이 토하는 장면을 목격했고, (A씨가) 집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에도 여전히 만취 상태라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차장에서 토를 했다"고 설명했다.

집에 갔다가 한강공원에 다시 돌아온 A씨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에 대해서는 "이것만으로 만취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양정근 변호사는 "영상이 짧고 단편적인 장면이라서 그것만 가지고 취했느냐 취하지 않았느냐를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블랙아웃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고 했다.

양정근 변호사는 "A군과 A군의 가족도 감히 말씀드리자면 큰 비극 안에 같은 피해자"라며 "A군과 A군 가족들에게 쏟아지는 악플과 비난들이, 입에 담을 수 없는 저주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런 부분들이 또 하나의 비극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A씨 측도 손씨와 함께한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루빨리 밝혀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며 "내가 뭘 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