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식물버거 만들어라"…英서 점거농성 벌어진 이유

입력 2021-05-24 05:00
수정 2021-05-24 06:50


영국에서 "식물성 재료로 만든 햄버거 판매를 판매하라"며 맥도날드의 유통센터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비건(과일과 채소, 곡류만 섭취) 시위대 14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데일리메일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동물·환경운동 시민단체 '동물저항'(Animal Rebellion)이 이끄는 시위대가 전날 오전 4시께 헤멜 헴스테드와 베이싱스토크, 코번트리, 그레이터맨체스터 등지에 있는 맥도날드 유통센터 입구를 화물트럭으로 봉쇄했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대나무로 탑을 쌓고, 그 위에서 고공 농성을 벌였다.

제임스 오즈든 동물저항 대변인은 "맥도날드는 2025년까지 완전한 식물성 식품 업체로 전환할 것을 약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육류산업과 낙농업이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며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숲과 동물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22일 밤 헤멜 헴스테드와 베이싱스토크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다. 그레이터 맨체스터와 코번트리 시위는 각각 다음날 오전 4시, 오전 10시가 돼서야 끝났다.



이날 시위로 일부 맥도날드 매장은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식자재가 제때 공급되지 못해 햄버거와 감자튀김 등 아침 메뉴 판매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동물저항 측은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했다"며 "이번 시위로 맥도날드 식자재 운송 트럭 1900여 대의 발이 묶였다"고 추정했다.

한 시위 참여자는 "기후와 생태계가 위기에 처해 있다"며 "우리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식으로 엄청난 양의 고기를 소비하고 있다"고 했다. 오즈든 대변인도 "100억명의 세계인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식물 기반의 식품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맥도날드는 시위가 벌어졌던 유통센터 4곳이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국 내 1300여 개 매장에 식자재를 정상적으로 운송하고 있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