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ETF 가운데 국내주식 ETF를 뺀 채권형 ETF, 해외주식 ETF, 해외채권 ETF 등에는 배당소득세가 붙는다. 매매차익의 15.4%다. 이런 세금을 줄이는 대표적인 방법이 연금계좌의 절세 혜택을 이용하는 것이다.
연금계좌를 활용하면 해외주식 ETF를 거래해서 매매차익이 생기더라도 당장 세금을 내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해외주식 ETF는 국내에 상장됐지만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해외에 상장된 ETF는 연금계좌에서 투자할 수 없다.
연금계좌에서 얻은 수익에 대한 세금은 매매차익을 인출하는 시점, 즉 퇴직연금을 수령하는 시점에 내면 된다. 이렇게 과세 시기를 미뤄주면 그동안 냈어야 하는 세금을 쥐고 있으면서 이 돈을 불릴 수 있다. 나라가 가져가야 했을 돈을 이자 없이 쥐고 투자할 수 있으니 혜택이다. 이걸 과세이연 효과라고 부른다. 연금계좌에서 발생한 매매차익은 55세 이후에 일시금이 아니라 연금 형태로 인출할 경우 3.3~5.5% 정도의 연금소득세를 납부하면 된다. 만약 중도에 해지하거나 한 번에 받으면 16.5%의 기타소득세를 낸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해외주식 ETF에서 얻은 매매차익은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되지만 연금계좌에선 세금을 내는 시기 자체를 미뤄주기 때문에 이런 걱정을 덜 수 있다.
반대로 연금계좌에선 국내주식 ETF에 투자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일반 계좌에서 국내주식 ETF를 거래할 때는 비과세다. 하지만 연금계좌에서 투자하면 나중에 연금을 받을 때 연금소득세를 내야 한다. 그러니 일반 주식 계좌에서는 국내주식 ETF를, 연금 계좌에서는 해외주식 ETF에 투자하는 게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