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한 SK하이닉스가 유럽의 반독점 심사기구(EC)로부터 ‘무조건부 승인’을 받았다고 21일 발표했다. 무조건부 승인은 아무런 조건도, 추가적인 조사도 없이 인수를 허용한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칠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의 반독점 심사가 다른 국가보다 까다롭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90억달러(약 10조1500억원)에 인텔 낸드사업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주요 8개국에서 반독점 심사를 받아왔다. 이번 승인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말 연방거래위원회(FTC), 올 3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을 받았다. 한국과 중국, 영국, 브라질 등 6개국에선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심사들을 연내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며 “인텔과 함께 성실히 심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 세계 2위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선 입지가 약하다. D램 시황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좌지우지되는 사업구조를 바꾸려면 이번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성공적인 M&A 마무리를 올해 목표로 꼽았다. 그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기존 자사 낸드사업부와 잘 융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