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잖아요. 쇼를 시작하겠습니다.”
무릎 부상으로 주춤했던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31·미국·사진)가 살아났다. 21일(한국시간)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로 1라운드를 마쳐 메이저 타이틀에 한발 먼저 다가섰다.
켑카는 이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키아와아일랜드 오션코스(파72·7876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5언더파 67타로 단독 선두에 나선 코리 코너스(29·캐나다)에게 2타 뒤진 기록이다. 켑카와 함께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키건 브래들리(미국)가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우승 경쟁에 나섰다.
켑카는 유독 메이저대회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PGA투어 통산 8승 가운데 4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따냈다. 메이저대회 코스는 페어웨이가 좁은 데다 그린은 더 단단해 통상 난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키아와아일랜드 골프리조트 오션코스가 대표적이다. 전장 7876야드로 메이저대회 중에서도 가장 긴 코스를 자랑한다. 코스에서 경기를 치를 선수들을 괴롭히는 데 전념한다는 피트 다이(미국)의 작품이다.
올 들어 켑카는 썩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무릎 부상으로 수술받은 이후 대회 출전 빈도가 크게 줄었고, 그나마 출전한 대회에서도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지난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엔 출전조차 못했고 4월 마스터스, 지난주 AT&T 바이런넬슨에서는 모두 커트 탈락했다.
이번엔 달랐다. 10번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그는 첫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보란듯이 11번홀(파3),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실책을 만회했다. 후반에는 버디 4개를 몰아쳐 이날 총 6개의 버디를 잡았다. 이날 경기에서 켑카의 그린 적중률은 72.2%에 달했다.
켑카는 아직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남은 라운드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마스터스 때부터 몸이 근질근질했다”며 “좋은 경기를 위해 (컨디션이) 반드시 100%일 필요는 없다. 나는 지금의 나를 믿는다”고 말했다.
임성재(23)는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8위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경기 초반 더블보기를 기록하는 등 컨디션 난조를 보였지만 후반 7번홀(파5)에서 이글 퍼트에 성공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어 마지막 홀인 8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으며 기분좋게 1라운드를 마쳤다. 나흘 전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이경훈(30)은 6오버파 78타를 기록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