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방배동 ‘임광3차’ 아파트가 최근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재건축 추진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강남의 전통 부촌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방배동 일대 재건축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임광3차는 최근 서초구의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53.44점)을 받았다. 재건축 안전진단 등급은 A~C등급은 유지·보수(재건축 불가),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공공기관 검증 필요), E등급은 재건축 확정 판정으로 나뉜다. 임광3차는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에서도 D등급을 받으면 재건축 추진이 확정된다.
1988년 준공된 이 단지는 3년 전 재건축 가능 연한(30년)을 넘겼다. 4개 동 316가구(전용면적 44.61~100.82㎡) 규모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1차 정밀안전진단 통과 소식이 전해진 뒤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 하지만 집주인들이 상당수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임광3차 전용 65.85㎡는 지난 2월 13억원에 팔려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현재 호가는 그보다 2억원 뛴 15억원에 형성돼 있다.
방배동 D공인 관계자는 “남아 있는 매물은 한두 개뿐”이라며 “그마저도 매매 후 실거주가 가능한 집은 한 채도 없다”고 전했다.
임광3차는 높은 용적률(229%)이 재건축 추진의 변수로 꼽힌다. 정비업계에선 통상 재건축 전 용적률이 180%를 넘으면 사업성이 낮은 것으로 본다. 전용 84㎡ 미만 소형(총 236가구)이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는 점도 부담이다. 소형 위주 단지는 재건축 후 일반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조합원이 부담하는 추가 분담금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1985년 입주가 시작된 임광3차 맞은편 ‘임광1·2차’(418가구)도 201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단지도 재건축 기대로 매물이 거의 없는 상태다. 임광1·2차 전용 84.78㎡는 지난달 19일 17억75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노후 주택이 밀집해 있는 방배동은 강남에서 재건축이 가장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곳이다. 강남 중심부와 연결되는 서리풀터널이 2019년 4월 개통된 데다 장기간 표류하던 옛 국군정보사령부 부지 개발도 가시화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방배 경남’ 아파트를 재건축한 ‘방배 그랑자이’(758가구)는 오는 7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 아파트 전용 84.97㎡ 분양권 호가는 28억~29억원이다. 방배5·6·13·14구역도 재건축 마지막 관문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상태다. 지난해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한 ‘방배 삼익’ 아파트(408가구)는 관리처분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