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중국 전기차 신세력, 투자 시점은? [강현우의 차이나스톡]

입력 2021-05-22 10:00

테슬라로 대표되는 전기차 주식들 주가 부진이 한동안 지속됐습니다. 금리 상승이 아직 재무적 부담이 큰 신생 전기차업체들에게 더 큰 악재가 되고 있습니다. 한때 거품론까지 나올 정도로 주가가 올랐던 중국 전기차 신세력도 몇 달 동안 거품이 많이 빠졌습니다. 최근에는 실적 개선이 확인되면서 조금씩 반등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가가 많이 내렸을 때 기관투자가들이 지분을 대거 늘리기도 했습니다. 중국 전기차 신세력들의 현황과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Q1. 중국 전기차 신세력도 주가가 많이 빠졌죠. 요즘 주가는 어떤가요?

신세력 선두주자로 꼽히는 웨이라이, NIO가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3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최고가가 63달러였으니까 절반 정도로 내려갔습니다. 이유를 보면, 우선 테슬라가 주도해온 전기차 주가 랠리가 전반적으로 힘이 빠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또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들이 금리 상승 영향으로 약세를 보인 것도 중국 전기차 주식들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석달 동안 S&P500지수는 6% 넘게 올랐는데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는 4% 이상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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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신세력 중에 샤오펑(XPEV) 주가는 고점 57달러에서 최근 27달러로 50% 넘게 내렸고요 리샹(리 오토)도 40달러에서 18달러로 하락했습니다. 시가총액을 보면 NIO가 한때 1000억달러까지 커지면서 제너럴모터스를 앞서기도 했는데 지금은 500억달러, 약 56조원이 됐고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 중에서 9위에 올라 있습니다. 샤오펑은 190억달러고 리샹은 150억달러 안팎입니다. 참고로 테슬라는 최근에 5500억달러, 620조원 정도 되고요, 아직 2위 도요타를 두 배 정도 앞서고 있습니다.



Q2. 주가는 많이 빠졌지만 1분기 실적은 괜찮았다고요?

NIO가 최근 발표한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 80억위안, 약 1조4000억원에 순손실을 4억5100만위안, 약 800억원 냈습니다. 매출은 작녀 1분기보다 여섯 배 커졌습니다. 여전히 적자를 내긴 했지만, 손실 규모를 70%나 줄였습니다. 작년 1분기에는 순손실이 17억위안이었고 연간으로는 53억위안 적자였습니다.

증권사 컨센서스를 보면 올해 매출은 377억위안으로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커질 전망입니다. 순손실은 30억위안으로 4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체로 내후년, 2023년이면 연간 흑자를 낼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샤오펑도 역시 적자 폭을 줄였습니다. 1분기에 매출 30억위안, 약 5200억원에 순손실 7억8600만위안, 14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작년 1분기보다 8배 커졌고 순손실 규모는 작년 9억3500만위안에서 15% 정도 줄였습니다.

샤오펑 실적 전망을 보면 올해 매출은 작년 58억위안보다 세 배 정도 커진 160억위안 정도로 전망됩니다. 다만 샤오펑은 NIO보다 아직 판매량이 적어서 흑자 전환은 2024년 정도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3대 신세력 중 하나인 리샹은 아직 1분기 실적을 내놓지 않았는데, 작년 4분기에 이미 흑자를 내기 시작한데다 올해 판매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연간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Q3. 실적 개선 이유는 역시 판매량 증가겠죠?

네. NIO가 1분기에 2만60대를 판매했는데요, 작년 1분기 3838대에서 다섯 배 넘게 늘어난 겁니다. 4월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졌습니다. NIO의 4월 판매량은 7102대로 작년 4월보다 125% 늘었습니다. 지난 3월보다는 2% 정도 줄었고요.

NIO는 2분기 예상 판매량을 2만1000~2만2000대로 제시했습니다. 매출은 1분기보다 약간 늘어난 81억~85억위안 사이로 전망했습니다.

참고로 중국 전체 자동차 시장을 보면 4월 승용차 판매량은 총 169만대였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9.1% 늘었는데 전월 대비로는 8.2% 줄었습니다. 또 전기차 판매는 13만2000대였고, 전년 동월 대비 212% 늘었는데 역시 3월과 비교하면 15%정도 줄었습니다. 코로나19로 작년 상반기에 중국 자동차 시장 규모가 확 줄었다가 하반기부터 살아나고 있는데 4월에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때문에 생산이 시장 수요를 제대로 못 따라간 측면이 있습니다.
NIO도 마찬가지로 지난 3월말에 반도체 부족으로 5일 동안 공장을 멈췄었고요, 그래서 출고량도 당초 2만500대를 예정했다가 1만9500대로 내렸습니다. 리빈 NIO 창업자는 반도체 부족으로 공급망 관리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Q4. 샤오펑과 리샹 판매량도 짚어주시죠.

샤오펑은 1분기에 1만3340대를 판매했습니다. 작년 1분기보다 다섯 배 정도 늘었고요. 4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네 배 증가한 5100여대를 팔아서 이런 추세를 이어갔습니다. 리샹은 1분기에 1만2500여대를 팔았고요,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늘었습니다. 4월에는 5500대를 팔아서 전년 동월 대비로는 두 배, 전월 대비로도 13% 늘었습니다.

4월까지 중국 전기차 신세력 3사 판매량을 다 더하면 NIO가 2만7000여대, 샤오펑과 리샹이 1만8000여대씩 해서 총 6만3000여대 정도 됩니다.

신세력들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테슬라는 중국에서 4월까지 9만5000대를 팔았습니다. 아직 신세력 3사를 더한 것보다도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4월만 놓고 보면 2만5800여대를 팔았는데, 3월에 비해 30%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4월 상하이모터쇼에서 테슬라 차주가 전시 차량에 올라 브레이크 문제를 주장하는 기습 시위를 벌였고, 이 사안에서 테슬라가 안이하게 대응했다가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면서 타격을 입은 겁니다. 앞으로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신세력들의 판매량 추이를 좀 주목해서 봐야 하겠습니다.

Q5. 테슬라와 신세력 얘기를 조금 더 해보면, 상하이모터쇼 기습 시위의 배후에 NIO가 있었다는 얘기가 나왔었죠?


NIO는 이런 소문이 난 직후에 즉각 부인하긴 했습니다. 다만 정황만 놓고 보면 조금 의심가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테슬라 차주인 장모씨가 상하이모터쇼에서 테슬라 부스 전시 차량에 올라가서 기습 시위를 벌인 게 지난달 19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날은 일반인 대상으로 모터쇼를 열기 하루 전에 언론 대상으로 미리 개막하는 미디어데이였습니다. 미디어데이 출입증은 언론과 행사 관계자나 참가업체에게만 배부됩니다.

장씨는 독일 자동차부품업체 베바스토의 직원 자격으로 출입증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선 베바스토가 NIO의 주요 협력사이기 때문에 NIO가 장씨의 출입증 발급을 지원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또 장씨가 모터쇼 현장에 웨이라이의 차를 타고 왔다는 목격담도 나왔습니다.

여기다가 이 시위 직후 테슬라 중국법인 부사장이 "장씨가 차량 검사를 거부하면서 고액의 배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아주 전문적이며 배후에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의혹이 더 증폭됐습니다.

Q6. 중국 전기차 신세력들이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만 활동한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됐는데, 해외 진출도 시작했죠?


네. NIO가 최근에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는 9월에 6~7인승 SUV인 ES8을 먼저 출시하고 내년 하반기에 세단인 ET7을 판매한다는 계획입니다. ET7은 SUV만 세 종 갖추고 있던 NIO가 올해 초 처음으로 내놓은 세단이고요, 완전히 충전하면 1000㎞까지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NIO가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특징으로 배터리 교환 서비스를 들 수 있는데, 이것도 노르웨이에서 실시할 계획입니다. 배터리 교환이라는 건 차를 살 때 배터리를 뺀 가격만 내고 배터리는 렌탈해서 쓰는 방식입니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듯이 교환소에 가서 배터리를 바꾸는 식인데, 교체에 3분 밖에 안 걸려서 충전 시간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샤오펑은 NIO보다 먼저 노르웨이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작년 12월 SUV G3 100대를 노르웨이에 수출했고 지난 2월에도 200대를 더 수출했습니다.

Q7. 왜 다들 노르웨이로 가는 거죠?


북유럽의 노르웨이는 인구가 500만 명 밖에 안되는 시장입니다. 하지만 자국 완성차업체가 없어서 수입차들이 경쟁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에 속합니다. 또 산유국인데도 전기차 도입에 매우 적극적입니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60%가 전기차일 정도로 전기차 판매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노르웨이 정부는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고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세계에서 전기차 전환 시점이 가장 빠릅니다. 전기차 구매에는 25%에 달하는 부가가치세나 등록세 같은 세금 면제 혜택도 주고 있습니다.
작년에 유럽에서 팔린 전기차가 133만대였는데, 열 대 중 한 대는 노르웨이에서 팔렸습니다. 그만큼 노르웨이 전기차 시장이 경쟁이 치열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노르웨이에서 성공하면 유럽에서도 통할 가능성도 높다고 하겠습니다.

Q8. 그런데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유럽에서 통할까요?

쉽진 않겠지만 예전보단 분명히 상황이 나아진 부분들이 있습니다. 먼저 해외에 진출한 중국 자동차 기업들을 보면 대표적으로 창청자동차, 영어로는 Great Wall, 만리장성차가 있고요, 스웨덴 볼보를 갖고 있는 지리자동차가 있습니다. 그런데 두 회사 모두 수출이 전체 매출의 10%도 안 될 정도로 성공과는 거리가 먼 상황입니다. 이유라면 인지도 부족에 품질이나 신뢰도고 떨어진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예전과 다른 부분이라면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공장에서 제조한 전기차를 유럽에 수출하고 있고, 또 볼보도 중국에서 제조한 자동차를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중국산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나마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작년에 중국에서 유럽으로 수출된 전기차가 2만4000여대였는데, 아직 절대적인 규모는 작지만 2019년보다는 14배나 늘어났습니다.

Q9. 최근에 중국 신세력 주가가 내려서인지 기관투자가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요.

1분기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변화를 보면 장기투자를 하는 노르웨이은행이 NIO 주식 1300만주를 사들여서 지분 1%를 확보했습니다. 뱅가드자산운용도 1300만주를 샀고요. 반대로 테슬라 주식을 대거 판 것으로 알려진 베일리 기포드는 NIO 주식도 1500만주 정도 팔았는데, 남은 주식도 아직 많아서 지분율은 6.7%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오펑은 기존 투자자인 헤지펀드 코튜매니지먼트가 1분기에 600만주를 더 사들였습니다. 뱅가드도 300만주를 매입했고요. 기관투자가 측면에서 눈에 띄는 건 리샹인데요, 코튜매니지먼트가 1100만주, 뱅가드가 900만주, 블랙록이 500만주를 샀습니다. 게다가 NIO와 샤오펑 지분을 줄인 베일리 기포드가 리샹 주식은 900만주 사들였습니다.

Q10. 최근에 신세력들의 증설 소식도 있었죠?

NIO는 현재 안후이성 국유기업인 장화이자동차의 허페이공장에 위탁해서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연간 최대 생산 규모는 10만대고요. 판매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최근에 장화이자동차와 연간 100만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NIO는 2019년 자금난에 처했을 때 안후이성과 허페이시의 지원을 받고 기사회생한 경험이 있습니다. 200억위안 정도 자금을 지원받았고요. 그 이후 본사를 허페이로 옮기고 수천명을 고용하면서 화답했습니다.
샤오펑도 최근 연간 10만대 규모의 신공장을 우한에 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는 광둥성에서 10만대 공장을 가동 중이고, 또 광저우에 10만대 규모의 2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