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조부(祖父) 묘역을 파헤치고 인분과 식칼, 부적 등을 놓아두는 저주성 테러를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윤 전 총장 측은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문중에서) 현장 사진을 찍었지만 공개할 수 없을 정도로 혐오스럽다"며 "관련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상황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테러의 흔적은 인근에 거주하며 주기적으로 묘를 관리해온 윤 전 총장 친척이 지난 16일 처음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군가 봉분 위에 인분과 계란 껍데기 등 음식 찌꺼기를 올려놨고, 봉분 앞에는 작은 구덩이를 판 뒤 식칼과 부적,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길이 1m 안팎의 머리카락 한 뭉치 등을 넣고는 다시 덮어둔 흔적이었다. 비슷한 테러 행위는 지난 4월에도 있었다고 한다.
윤 전 총장 집안은 전북 완주, 충남 공주·논산에 산재해 있던 조상묘를 10여 년 전 한꺼번에 세종시로 이장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윤 전 총장 조상묘 자리가 대권에 유리한 위치라는 풍수가들의 분석이 나오자 이를 경계한 여권 지지자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윤 전 총장을 상대로 한 주술적 행위 논란은 2년 전에도 있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던 2019년 9월경 친문(親文) 성향의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른바 '윤석열 저주 인형 사진'을 일제히 올리는 방식으로 항의한 바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