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이 왜 적폐냐"...與에 쏟아진 30대의 '분노'

입력 2021-05-20 21:53
수정 2021-05-20 21:56

"왜 집 하나 마련하는 것을 적폐라고 얘기하나."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더민초가 20일 화상으로 연 30대 간담회에 참석한 주부 김 모 씨는 "집을 장만하고 넓혀가는 과정에서 이 정부에 실망을 많이 했다. 세금은 다 뜯어가고, 올라갈 수 있는 길은 다 막아놨다"며 이렇게 토로했다.

김 씨는 "비트코인이나 주식으로 도박 투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왜 집을 갖고 난리를 치나"라며 "아이를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은데, 왜 정부는 살고 싶지 않은 임대주택을 장려하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집 없고 돈 없는 사람들 잘 살게 해주겠다고 떵떵거렸는데, 지금 그 사람들이 제일 희생당하고 있다"며 "집 사지 말고 기다리라던 김현미 장관 말을 듣고 안 샀으면 어땠을지 아찔하다"라고도 했다. 김 씨는 "의원들은 시간 나면 경제학원론을 보라"고 꼬집기도 했다.

32세 직장인으로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은 "30대가 과연 집을 살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주택을 마련하고 기반이 있어야 결혼도 할 수 있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이 남성은 "지금 사는 안산에 청약을 넣고 있는데, 당첨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최근 재개발 지역 부동산을 사뒀다가 성공한 지인의 사례를 꺼냈다. 그러면서 "저는 꿈을 접어야 하고, 그 동생이 맞았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발전 공기업에 다니는 한 남성은 "갑자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인천공항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마디로 기업 내부가 여러 파벌로 나뉘어 힘들게 싸우게 됐다"며 "비정상의 정상화가 아니라, 비정상의 극대화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 남성은 "모든 것을 적폐로 모든 것이 안타깝다"며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기존에 곪아있는 것부터 찾아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한 여성 참석자는 "(야당과) 협치를 할 것이었으면 180석을 뽑아주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에 진 것이 아니다. 언론개혁을 못 해서 조중동에 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아직도 조국 얘기를 하면서 모든 문제를 그쪽으로 돌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대통령 레임덕을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나서서 만드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어 "착각하는 것 같은데, 본인들이 잘해서 뽑아준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당이 부족해서 4·7 재보선에서 민심의 심판을 받았다"며 "여러분들이 주신 말씀을 하나하나 귀하게 새겨 변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