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재팬이 6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성사시켰다. 일본 1위 웹툰 플랫폼 ‘픽코마’ 운영사인 카카오재팬은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일본 웹툰 2위 네이버 라인망가를 멀찍이 밀어내고 1위 굳히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마켓인사이트 5월 20일 오후 1시40분
카카오재팬은 홍콩계 투자사 앵커에퀴티파트너스(앵커PE)와 해외 국부펀드들로부터 6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 가치는 8조8000억원으로 평가됐다. 현재 카카오재팬 지분은 카카오(78.4%)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21.6%)가 나눠서 들고 있다.
카카오재팬은 일본 내 웹툰 시장 점유율 1위 플랫폼인 픽코마를 운영하고 있다. 픽코마는 거래액이 2018년 630억원에서 지난해 40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일본 시장 내 절대강자였던 네이버 라인망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한국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이태원클라쓰’ 등이 활약한 덕분이다. 픽코마 지식재산권(IP) 중 한국 웹툰은 1%에 불과하지만 매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50%에 달한다.
카카오재팬은 투자받은 자금으로 일본 현지 웹툰 제작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경쟁자인 라인망가는 최근 일본에서 에피소드형 콘텐츠를 늘리고 이를 소비할 수 있는 무상코인을 지급하는 등 1위 탈환에 나섰다. 카카오재팬은 일본 콘텐츠제공사(CP)를 인수하고, 창작자 플랫폼을 육성하는 등 콘텐츠 역량을 키워 네이버의 공세를 막아낸다는 복안이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는 “픽코마 플랫폼과 창작자 육성에 더욱 과감하게 투자해 망가와 웹툰이 글로벌 메인 콘텐츠로 빠르게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기업 가치 키우기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재팬을 내년 일본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투자금을 받아 다른 기업을 인수하거나 신산업을 확장한다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며 “상장 전 다양한 사업 확장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준호/구민기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