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연일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 세제 완화 논의에 직격탄을 날렸다. 추 전 장관은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잠재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정치권에서는 “추 전 장관이 검찰개혁 뿐 아니라 부동산 등 민생 이슈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추 전 장관은 20일 자신의 SNS에 <재산세 감면이 아니라 보유세율을 점진적으로 높여야 집값을 잡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추 전 장관은 “국민소득에 비해 땅값이 무려 4.5배인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며 “부채가 누적되는 총체적 난국의 근본원인은 불로소득과 지대를 추구하는 경제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난국을 해결하는 열쇠는 제대로 된 ‘지대개혁’을 하는 것”이라며 “인기 영합을 버리고 올바른 부동산 정책을 꾸준히 시행해야 주택가격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재산세 감면을 추진하는 민주당 지도부와 부동산 특별위원회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당정은 재산세 감면이 아니라 오히려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꾸준히 올리는 정책으로 나가야 한다”며 “주택가격이 많이 올라 과세대상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인상하는 것은 내집 가격은 오르기를 바라면서 세금은 적게 내겠다는 이중적인 심리에 영합하는 대증요법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보유세율은 오히려 높일 것을 주문했다. 추 전 장관은 “현재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율은 0.15%로 미국의 1/6~1/7 밖에 되지 않는다”며 “보유세 실효세율을 1%를 목표로 해마다 높여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앞서 추 전 장관은 전날인 지난 19일에는 “청춘들에게 '빚내서 집 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집 걱정 없도록 해주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정신이 번쩍 들도록 죽비를 내려달라”고 썼다.
이는 무주택자들이 주택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담보인정비율(LTV)을 90%까지 상향하자고 주장했던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