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씨 父 "새벽에 옷 입고 수영?"···표창원 "술 영향 가능성"

입력 2021-05-20 10:30
수정 2021-05-20 13:43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모(22)씨 사건과 관련 당일 "한 남성이 한강으로 걸어 들어가 수영하는 모습을 봤다"는 7명의 목격자가 나타났다.

손씨의 부친은 "물을 싫어했던 아들이 새벽에 옷을 입고 수영이라니, 대답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지만, 프로파일러인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표 소장은 지난 18일 자신이 진행하는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제3자가 개입됐다면 한강에서 새벽까지 술 마신 사람들 중 하나일 것"이라면서도 "술이 야기하는 효과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알코올이 어느 정도 소화 가능한 양 이상으로 섭취되면 대뇌에 올라가 가바수용체란 곳에 알코올 분자가 붙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라든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가 된다"며 "마치 조증처럼 다양하게 과잉행동이 나오게 되고 감정도 격해진다. 또 소뇌가 위축돼 균형이 잘 잡히지 않고 밸런스가 무너지게 된다. 몸에 근육에 대한 조절능력도 상실하게 되고 비틀거리거나 헛디디는 현상, 또 기억상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표 소장은 "어느 정도 음주가 있었고 음주 상태에서 상호간 어떤 행동이 있었는지 이게 관건인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또 표 소장은 "과학적인 증거는 CCTV 등 영상장비다. 지금 그것이 발견되지 않은 상태인데 목격자가 나왔다"며 "유족 측에선 극구 부인한다. 물을 싫어하는 아들이 자발적으로 물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알코올의 영향이 개입돼 평소 하지 않은 행동을 하게 된 것이냐의 의문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표 소장은 "그것과 상관이 없다면 아마 이 남성이 손씨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며 "목격 진술이 손씨와 맞닥뜨려질 수 있는지 추가로 확인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앞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손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새벽 4시40분경 한강공원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일행 7명이 한강으로 들어가는 남성을 봤다고 제보해 이들을 조사했다.

목격자 중 한 명이 "사람이 (한강에) 들어간다"고 말하자 나머지 4명이 같이 목격했고, 다른 2명은 이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머리 스타일과 체격을 토대로 입수자가 남성이라고 했다. 목격자와 입수 지점 간 거리는 약 80m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목격자들은 당시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남성이) 술을 많이 마시고 수영하러 들어가나 보다 생각해 위험하지 않다고 봤다"며 "수영하듯이 양팔로 휘저으면서 강 쪽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