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재건축 '바람'…상계 미도 '첫발' 뗐다

입력 2021-05-18 18:09
수정 2021-05-19 00:41

서울 노원구 일대 노후 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상계미도아파트 등 재건축 연한(30년)이 지나 안전진단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안전진단 규제 완화 기대 속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커지고 있다. 노원구 재건축 안전진단 추진 단지 23곳 18일 노원구에 따르면 1988년 지어진 노원구 상계동 상계미도아파트가 지난 11일 재건축 사업 첫 관문인 예비안전진단(현지조사)을 통과했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 1차 정밀안전진단, 2차 적정성 검토라는 세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상계주공1단지와 붙어 있는 이 단지는 총 600가구로 이뤄져 있다. 지하철 7호선 중계역이 가깝다.

상계동 일대 상계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노원구는 13일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의 사업시행자로 한국자산신탁을 지정 고시했다. 840가구가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6개 동 996가구로 탈바꿈한다. 신탁 방식 정비사업을 통해 2027년 준공할 예정이다. 상계동 일대는 1980년대 중후반 지어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다. 상계주공 16개 단지 중 재건축을 완료한 8단지(포레나노원), 2018년 5월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5단지, 공무원 임대아파트인 15단지를 제외한 모든 단지가 안전진단을 추진 중이다.

하계동·월계동 등 노원구 내 다른 지역도 재건축 안전진단 추진이 활발하다. 노원구에 따르면 구내에서 총 23개 단지가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을 진행 중이거나 신청을 앞두고 있다.

월계동에서는 재건축 첫 단계인 예비안전진단에 도전하는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총 3930가구에 달하는 월계동 시영아파트(미륭·미성·삼호3차)는 13일 노원구에 예비안전진단 신청을 위한 동의서를 제출했다. 이 단지는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3710가구)과 함께 서울 강북을 대표하는 대단지 재건축 사업지다. 앞서 2019년 10월 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신 뒤 재도전에 나섰다. 월계동 월계 삼호4차도 11일 노원구에 예비안전진단 신청 동의서를 냈다. 하계동에서는 지난 3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하계장미아파트가 정밀안전진단 신청을 위한 기금을 모금 중이다. 정비사업 호재에 풍선효과 더해져정비사업 호재로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둘째 주(10일 기준) 노원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0.20%로 지난주(0.21%)와 비슷했다. 서울에서 상승률이 5주 연속으로 가장 높았다.

압구정과 여의도, 목동, 성수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데 따른 풍선효과도 실거래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 전용 58㎡는 지난달 16일 8억45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1월 7억250만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월계삼호4차 전용 50㎡는 지난달 27일 기존 최고가보다 3500만원 높은 7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재건축 안전진단과 관련한 규제 완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호재다. 강남 노원 송파 등 서울 7개 자치구 구청장은 1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와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등 부동산 규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서울시도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구조안전성 비중을 현행 50%에서 30%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재건축 안전진단 개선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안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재건축 연한을 채운 노후 단지가 많은 노원구는 오세훈표 재건축 사업의 대표적 수혜 지역”이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적용을 피한 뒤 호가가 수억원씩 뛰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