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700조 시장 잡아라"…한국 '메타버스 드림팀' 떴다

입력 2021-05-18 17:25
수정 2021-05-19 00:49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융합을 뜻하는 ‘메타버스(Metaverse)’는 최근 세계 산업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로 꼽힌다. 로블록스, 제페토, 포트나이트 등 주요 메타버스 서비스 가입자는 각각 2억~3억 명에 이른다. 페이스북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도 모두 이 시장에 참전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메타버스의 핵심인 가상·증강현실(VR·AR) 시장이 2019년 455억달러에서 2030년 1조5429억달러(약 1741조원)로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에선 네이버가 메타버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가입자가 2억 명이 넘는 제페토가 네이버 작품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도 AR·VR 업체 등과 제휴를 맺고 메타버스 콘텐츠 국내 보급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국내 메타버스업계에선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막대한 돈을 퍼붓고 관련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의 진화 속도는 더디기 때문이다.

18일 확장현실(XR) 수요·공급 기업, 통신사, 방송미디어 등 20여 개 관련 기업이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맺기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타버스 동맹에는 현대자동차, 네이버랩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J ENM, 롯데월드, 분당서울대병원, KBS, MBC, SBS, 라온텍, 맥스트, 버넥트, 통신 3사 등이 참여한다. 이들 기업은 상호 활발한 협력을 통해 메타버스 관련 혁신적인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의 확대, 즉 콘텐츠와 서비스 분야에서 성장을 주도했다. 앞으로는 가상세계 경험의 실감도를 높여주는 VR·AR 등 ‘XR 디바이스’ 혁신이 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들은 XR 관련 원천기술 발전·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측면 지원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경기 성남 판교 ICT문화융합센터 안에 ‘메타버스 허브’ 문을 열었다. 메타버스 허브는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에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서비스 실험 인프라와 메타버스용 콘텐츠 제작 장비 등을 지원한다.

메타버스 관련 법·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정부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내 법제도 자문그룹을 운용해 관련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할 방침이다.

이날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메타버스, 우리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메타버스는 세계 경제 흐름을 근본적으로 뒤바꿔놓을 것”이라며 “이 변곡점에서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과 국가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