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일반 행원 채용 대신 상반기 '디지털 신입' 뽑는다

입력 2021-05-18 17:22
수정 2021-05-26 22:21
우리은행이 상반기에 일반 행원을 뽑는 정기 공개채용 대신 디지털 및 IT(정보기술) 분야 신입 행원을 공채로 선발하기로 했다. 미래 금융시장을 이끌어나갈 디지털 분야의 핵심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다.

우리은행은 디지털·IT부문 신입 행원 채용을 위한 서류를 오는 28일까지 접수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전통적 대면 영업 비중이 줄고 디지털 금융 분야의 인력 수요는 많다고 판단해 이번 채용을 결정했다. 채용 인원은 두 자릿수다. 수시 채용과 하반기 공채 등을 합쳐 올해 뽑을 전체 인원의 40~50%를 디지털·IT 전문인력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과정은 서류심사와 필기 전형, 디지털 인사이트 인터뷰, 인공지능(AI) 역량검사 등으로 이뤄진다. 디지털 인사이트 면접 전형을 이번에 신설했다. 데이터 분석과 논리적 사고, 문제해결 능력 등을 평가하려는 취지다.

기존의 은행 디지털 분야 수시채용이 경력직과 전공자 위주였다면 이번 채용은 전공에 상관없이 ‘잠재력 있는 디지털 인재’를 발굴하려는 목적으로 마련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신입 행원을 미래의 디지털 금융 전문가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격적인 교육 지원도 제공한다. 채용이 확정된 행원들은 과거처럼 지점을 도는 게 아니라 본점의 디지털그룹 소속으로 배치돼 현장을 경험하고, 이후 3개월간 KAIST 등 국내 주요 대학에서 디지털금융MBA 과정을 밟게 될 예정이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디지털전환(DT)과 AI, 빅데이터 분석 분야 전문가로 키우겠다는 의도다. 교육이 끝나면 이들은 본사 디지털·IT 유관 부서에 배치돼 근무하게 된다.

우리은행의 이번 채용은 빅테크(대형 IT기업) 및 핀테크 기업과의 경쟁에 대비해 디지털·IT 역량을 강화하려는 차원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상업고 출신을 선호하던 은행은 사회 변화에 따라 필요한 인력을 조금씩 바꿔왔다”며 “법학·상경계열, 외국어 전공자 등을 선호하던 시절을 거쳐 디지털 금융 시대가 도래하면서 채용의 관점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