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IT 활용한 체험형 공간…BTS가 보여주는 'K팝의 미래'

입력 2021-05-19 17:09
수정 2021-05-19 23:45

입구에서 사각형 모양의 빛을 따라가니 방탄소년단(BTS) 등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음악 작업 영상과 도구 등이 전시된 공간이 나온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엔터테인먼트사의 박물관이다. 그런데 갑자기 한쪽에 있는 초대형 스크린에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벽면인 줄 알았던 스크린은 10초 뒤 반으로 쩍 갈라져 새로운 공간을 드러낸다. 안에 들어서니 사방팔방 스크린에서 BTS의 수상식 소감 등 ‘영광의 순간’이 상영되고, 정신을 차려보니 양쪽 벽이 지하 2층부터 지하 1층까지 이어지는 8.5m 높이의 대형 트로피월로 바뀌어 있다. 지난 14일 서울 용산 하이브 사옥 지하 1~2층에 개관한 4700㎡ 규모의 복합문화공간 ‘하이브 인사이트’다.

하이브 인사이트는 전시관이라기보다 놀이공원에 가깝다. 음악과 영상 및 각종 소품은 물론 미술품과 설치물, 움직이는 전시공간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형 공간이 섞여 있다. 전시의 유일한 공통점은 ‘하이브의 음악’이다.

예컨대 가장 먼저 나오는 전시장 ‘이노베이티브 사운드’에는 음악 제작 과정을 담은 애니메이션 영상과 실제 작업실 장비 사진이 전시돼 있다. BTS 멤버 중 5명의 개인 작업실을 손가락으로 360도 돌려보면서 구경하는 공간도 있다.

세계적인 인기 작가 제임스 진의 초대전 ‘일곱 소년의 위로’가 시선을 끈다. 전시된 그림 중 높이 3.6m, 폭 1.52m의 대작 ‘Garden’은 제임스 진이 BTS 멤버 7명을 꽃의 정령으로 재해석한 캐릭터들을 그린 작품이다. BTS 멤버들의 특징을 살린 스케치, 드로잉 등 다양한 신작 30점과 기존 작품 8점이 전시돼 있다.

입장료는 2만2000~2만5000원. 예약은 필수, 관람시간도 2시간으로 제한돼 있다. 온라인에는 “K팝 팬들의 성지” “조만간 또 방문하겠다”는 등의 후기가 넘쳐난다. BTS 팬이 아니더라도 K팝의 성공 비결과 미래를 엿보고 싶다면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공간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