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숙박 이용객 1000명당… 지역 일자리 9개 지원 효과

입력 2021-05-17 22:53
수정 2021-05-17 23:06
대표적인 공유숙박 서비스인 '에어비앤비'가 연간 일자리 30만개를 지원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경제분석 기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17일 "에어비앤비 이용자들이 세계 30개 주요 도시에서 유통과 외식, 운송, 엔터테인먼트 등 업종에 걸쳐 연간 30만개 일자리 지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유숙박 서비스를 이용객 1000명당 평균 9개의 일자리 지원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서울을 비롯해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파리와 부다페스트, 밀라노, 마닐라 등 세계 30개 도시를 대상으로 에어비앤비 공유숙박 서비스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분석했다.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공유숙박 이용객의 총 지출액을 기반으로 외식과 운송, 유통 등 다양한 업종에 대한 일자리 지원효과를 산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어비앤비 공유숙박 서비스의 업종별 일자리 지원효과는 레스토랑 등 외식업이 10만개, 유통·소매업이 9만5000개, 운송업이 5만개, 엔터테인먼트가 4만개였다. 지역별로는 파리가 5만1000개, 부다페스트가 1만8000개, 뉴욕은 1만7000개, 마닐라가 1만6000개, 밀라노 1만4000개, 리스본 1만3500개, 로스앤젤레스(LA)가 1만3000개로 나타났다.

서울은 에어비앤비 공유숙박 서비스를 통한 일자리 지원효과가 파리의 9분의 1 수준인 5700여개에 그쳤다.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효과가 큰 필리핀 마닐라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내국인의 도심 지역 공유숙박 이용을 제한하는 정부 규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공유숙박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의 업종별 일자리 지원효과는 외식업이 1345명, 유통·소매업 2489명, 운송업 826명, 엔터테인먼트가 661명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선 현재 농어촌민박업과 한옥체험업,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에 등록된 숙박시설만 공유숙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농어촌민박과 한옥체험 시설을 제외한 도심에 있는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시설은 외국인 관광객만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신설하려는 연간 영업일수를 180일로 제한하는 조건부 방식의 공유민박업은 기존 숙박업계와 공유숙박업계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해 1년 넘게 장기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도 공유숙박 서비스를 재개한 지역에선 일자리가 동반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에 기반을 둔 호스트(운영자)의 속성상 대형 호텔, 리조트와 달리 공유숙박이 해당 지역에 미치는 직접저인 경제효과가 작지 않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구더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유럽 관광경제국장은 "관광객의 지역 내 소비를 늘리고 새로운 일자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공유숙박이 코로나 사태로 무너진 지역경제를 회복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