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리그 도입한 기업구조혁신펀드에 중소PEF들 관심 [마켓인사이트]

입력 2021-05-17 09:50


출범 3년차를 맞은 기업구조혁신펀드 출자사업을 앞두고 사모펀드(PEF)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조조정 분야 특화 펀드인 기업구조혁신펀드에 처음으로 루키 리그가 도입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신생 운용사들의 대거 입찰 참여가 예상된다.

기업구조혁신펀드 모(母)펀드 운용사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한국성장금융)은 오는 18일 3차 기업구조혁신펀드 출자 계획을 공고할 계획이다. 이번 3차 펀드는 정부재정 및 정책금융기관, 민간 금융사 등의 출자로 조성된 모펀드 4510억원에 민간 자금을 더해 최소 1조원 규모의 자(子)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2018년 출범한 기업구조혁신펀드는 민간 구조조정 시장의 육성을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해 조성된 2차 펀드까지 총 3조 2000억원 규모로 조성돼 38개 기업에 1조 760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재무개선이나 신사업으로의 전환 등 구조조정 수요가 있는 중소·중견기업이 핵심 투자 대상이다.

3차 펀드는 크게 64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해놓지 않는 펀드)와 36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투자 기업을 정하고 자금을 모집하는 펀드)로 구성된다. 블라인드 펀드는 PEF와 사모부채펀드(PDF)로 나눠진일반리그와 설립 3년차 이하 신생 운용사만이 참여할 수 있는 루키리그로 이뤄진다. 총 750억원을 출자해 500억~600억원 규모의 펀드 3개 가량을 조성하는 루키 리그는 이번 3차 출자사업에서 새롭게 이뤄지는 시도다.

출자 분야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루키 리그다. 한동안 국내 PEF 출자사업에선 루키리그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2010년대 중반까지 국민연금, 산업은행 등을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왔지만 높아지는 경기 불확실성과, 트랙레코드가 입증된 운용사 중심의 출자가 업계의 '대세'가 되면서다.

PEF업계는 모처럼 등장한 루키 리그에 반색하고 있다. 한 신생 PEF운용사 대표는 "루키리그를 비롯해 다양한 투자 분야별 출자사업이 존재하는 벤처캐피털(VC)분야와 달리 PEF분야는 별다른 구분이 없었다"며 "운용사로서의 생존을 좌우하는 블라인드 펀드 결성의 기회인만큼 많은 운용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2차 펀드에 이어 PDF가 도입된 일반 리그에는 중견 PEF운용사들의 참여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성장금융은 회생절차에 돌입한 기업에 대한 대출(DIP파이낸싱)등 사후적 구조조정에 국한했던 PDF의 주목적투자 범위를 사전적 구조조정까지 확대했다.

사모 형태로 기업에 자금을 빌려주는 사모대출 시장은 최근 IMM PE, VIG파트너스 등 대형 운용사들이 진출하고 있는 분야로 에쿼티(주식)투자에 비해 다소 수익성은 낮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낮은 '중위험 중수익' 투자 대상이다. 한 중견 구조조정 PEF 대표는 "코로나 위기로 인해 재무구조가 악화됐지만 각종 정책 지원을 통해 문제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 기업이 상당하다고 본다"며 "유동성 사이클이 마무리되면서 늘어날 투자 기회를 잡기 위해 올해 펀딩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이 기사는 05월16일(09:4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