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14일(06:0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골프 시장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겁니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정성훈 스마트스코어 대표(사진)는 13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국내 골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220만명이 우리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고 회사를 소개했다.
2014년 설립된 스마트스코어는 골프와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플랫폼을 주력 사업으로 내세웠다. 기존의 종이 형태로 된 스코어 카드를 스마트폰 앱 내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받아볼 수 있게 했다. 또 앱을 통해 골프장을 예약하거나, 드론 항공 영상이 포함된 골프장 정보를 검색할 수도 있다. 정 대표는 “전국 470여 곳의 골프장 중 300곳 이상에서 스마트스코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전국 골프장에 기업간 거래(B2B) 형태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골프장 안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관제 시스템을 내놨다. 넓은 골프장에서 카트에 의존해 일일이 돌아다니며 지켜봐야 했던 불편함을 덜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밖에 태블릿PC를 통해 고객들이 음식을 미리 주문할 수 있게 했다. 또 로비에 키오스크를 설치해 캐디 만족도 평가와 같은 고객만족(CS) 모니터링 서비스도 디지털화 했다. 정 대표는 “골퍼와 골프장 모두 만족할 만한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출신이다. 20대부터 골프장에 밥먹듯 드나들 정도로 골프에 ‘진심’이었다.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창업을 결심할 수 있었던 건 골프 사랑 덕분이었다. 창업 초기에는 직접 골프장을 돌아다니며 회사를 홍보하기도 했다. 그는 “골프는 ‘사교’같은 느낌이 강하지만 엄연한 스포츠”라며 “골프 산업이 가파르게 커질수록 회사도 같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이 가진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 골프장 예약과 같은 서비스를 넘어 골프 용품을 구매하거나, 앱 내 커뮤니티에서 골프 동호회를 찾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200만 명 넘는 회원수를 바탕으로 사업을 공격적으로 넓혀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 대표는 “플랫폼을 활용해서 외부 광고주를 유치하는 등 수익을 보전할 수 있다”며 “골퍼와 골프장 양쪽의 네트워크를 모두 갖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사업을 할 기회도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스코어는 자회사를 통해서도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골프 의류 브랜드 맥케이슨, 미국 골프매거진의 한국 라이선스를 보유한 골프매거진 코리아,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드리치, 골프장 위탁 운영 사업체 이앤엘 등 4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29억원, 영업이익은 11억원을 거뒀다. 플랫폼 기업임에도 꾸준히 흑자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투자 유치 과정에서는 창업 7년 만에 25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11월 투자 유치 당시 몸값이 1000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불과 6개월 새 기업가치가 2.5배나 뛴 셈이다. 이번 투자는 NH투자증권 PE본부와 산업은행 스케일업금융실이 주도해 500억원을 지원했다. 골프 관련 벤처기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자동차가 약 30억원을 베팅하며 전략적투자자(SI)로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회사는 골프 관련 벤처로는 처음으로 유니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향후 해외 진출도 모색 중이다. 우선 동남아시아 지역 위주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국가별로 골프 산업 발전 정도에 따라 전략을 세워 해외로 발을 넓힐 것”이라며 “세계 골프 문화를 이끄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종우/이상은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