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주연구센터 세운다…첫 과제는 '저궤도 위성통신'

입력 2021-05-17 17:40
수정 2021-05-18 01:01
한화그룹이 KAIST와 함께 우주연구센터를 설립해 저궤도 위성통신을 시작으로 우주 분야 기술개발에 나선다. 한화그룹의 우주산업을 총괄하는 태스크포스(TF)인 스페이스 허브가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주도할 예정이다.

한화그룹과 KAIST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17일 체결했다. 업무 협약식에는 김승모 ㈜한화 방산부문 대표,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와 이광형 KAIST 총장 등이 참석했다.

한화는 KAIST 연구부총장 직속으로 설립되는 연구센터에 1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민간 기업과 대학이 함께 세운 우주 분야 연구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스페이스 허브는 지난 3월 한화그룹 내 우주산업을 총괄하기 위해 출범한 조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 쎄트렉아이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사진)이 초대 팀장을 맡았다.

스페이스 허브와 KAIST의 첫 연구 프로젝트는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ISL 개발이다. ISL은 레이저를 이용해 위성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저궤도 통신위성은 지표면에서 500㎞가량 떨어진 곳에 있어 통신 속도가 다른 위성에 비해 빠르다. ISL 기술을 활용하면 여러 대의 위성이 레이저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고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운항 중인 비행기나 배,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오지에서도 인터넷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ISL 기술은 한화시스템이 추진하는 위성통신 및 도심항공교통(UAM)에 곧바로 활용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시장이 2040년까지 연평균 3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주연구센터는 ISL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민간 우주 개발과 위성 상용화에 속도를 높일 다양한 기술을 함께 연구할 예정이다. 발사체 기술과 위성 자세 제어 및 관측 기술, 우주 에너지 기술 등이 포함된다. 필요한 인재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KAIST 관계자는 “단순한 산학 협력을 넘어선 실질적인 상용화 기술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국내 우주산업이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