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만난 20대들 "요즘엔 與 지지하냐가 비하 표현"

입력 2021-05-17 14:38
수정 2021-05-17 14:40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성년의날을 기념해 20대 청년들을 국회에 초청해 쓴소리를 들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고용진 수석대변인, 윤관석 사무총장과 전용기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올해 만 스무살이 된 청년들과 20대 대학생·민주당 대학생위원들이 참석했다.

송 대표는 성년의날을 맞이한 청년들에게 "성년이 되신 걸 축하한다"면서 "한편으로는 가시방석이다. 우리 현실이 여러분 마음껏 희망을 얘기하고 앞날 계획을 세우는 것에 전념하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안다.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서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청년들은 송영길 대표 앞에서 민주당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올해 21학번 대학 신입생이라는 김한미루씨는 이날 간담회에서 "예전에는 친구끼리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냐'고 놀리곤 했는데 요즘은 안 한다"며 "'민주당 지지하냐'가 더 비하하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다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각종 비리가 생기면 네 편 내 편 없이 공정하게 처리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김씨는 "어떤 분은 대학 안 간 사람 1000만원, 군 제대하면 3000만원 준다고 한다"며 "청년들은 더 이상 이런 공약에 속아 표를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학 미진학자 세계여행비 1000만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의무복무 제대군인 3000만원' 지원 언급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제라도 민주당이 하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개인적으로 이 자리에 오기까지 부담이 컸다. 가서 얘기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보여주기식 아닐까. 더 이상 이런 생각이 안 들게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행사를 주최한 전용기 의원은 간담회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가장 와닿고 가슴 아팠던 것은 '민심을 받아들여야지 가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라며 "(송 대표는) 쓴소리든 좋은 소리든 모두 듣고 수용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