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장관이 스승의 날을 맞아 받은 케이크를 공개한 후 연일 정치권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조국·추미애 두 전직 법무부 장관이 김어준 씨의 본진인 '딴지'에서 보낸 스승의날 케이크를 이렇게 자랑하는 것을 보니 친문(친문재인)들의 성원이 그리웠나 보다"고 꼬집었다.
허 의원은 "정의와 공정이 사라진 정권의 민낯을 국민께 제대로 가르쳐주신 두 장관이시니 스승의날 선물을 받을 만하다"며 "맛있게 드시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러자 발끈한 조 전 장관은 "(허은아 의원의) 망상적 주장에 어이가 없다"며 "'스승의 날' 케이크, 김어준 씨가 보내준 것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이어 "김어준 씨가 나의 '제자'가 아닌데, 왜 이런 케이크를 보내주겠나"라며 "제자와 지인들이 보내준 케이크 중의 하나다"라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케이크 맛있게 드시라 한 것도 이리 꼬아서 직접 저격까지 해주시니 '역시 조국이다' 하는 생각이 든다"며 "김어준이 보낸 줄 알았는데 딴지가 보내서? 아니면 혼자만 받은 줄 알았는데 추미애 전 장관도 받아서? 그것도 아니면 친구공개만 했는데 알려져서? 뭐가 그리 어이가 없으신가"라고 반문했다.
허 의원은 "이런 상황에 꺼내 쓰라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좀스럽고 민망하다'라는 명언을 남겨주신 듯하다"라며 "조 전 장관의 마음 관리를 위해 다음부터 케이크는 기프티콘으로 보내라 하시고, 똑같은 케이크 후임 장관과 같이 받을 수도 있다는 아량을 넓히시고, 페북 친구 말고 전 국민을 친구로 생각하는 '공적 인물'의 통 큰 배포를 보여주는 건 어떨까"라고 일갈했다.
이어 "8년 전, 존경했었던 한 교수님의 글로 제 마음을 대신 전해드린다"고 이른바 조스트라다무스의 글로 불리는 조 전 장관의 과거 트위터 글을 인용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편집과 망상에 사로잡힌 시민도, 쓰레기 같은 언론도 표현의 자유가 있다. 특히 공적 인물에 대해서는 제멋대로의 검증도, 야멸찬 야유와 조롱도 허용된다"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의 케이크 논란은 그가 지난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받은 케이크를 소셜네트워크에 공개하며 비롯됐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스승의 날, 조국 스승님,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3단 케이크 사진을 공개했다.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선생이 맞이하는 ‘스승의 날’입니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스승의 날을 맞아 조 전 장관이 서울대 제자로부터 받은 선물이라는 추측이 이어졌으나 공교롭게도 같은 날 추 전 장관이 페이스북에 비슷한 케이크 게시물을 올리면서 의미가 퇴색됐다.
추 전 장관은 "민생개혁과 검찰개혁을 응원해온 분들께서 딴지 게시판을 통해 스승의날 특별히 소중하고 각별한 마음으로 꽃과 케이크, 떡을 보내주시니 잊지 않겠다"고 적어 조 전 장관도 받은 같은 케이크가 '딴지' 쪽에서 보내진 것임을 시사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