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 "퍼터 교체가 큰 도움 됐어요"

입력 2021-05-17 18:31
수정 2021-05-18 00:19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80번째 도전 끝에 우승컵을 품에 안은 이경훈(30)이 꼽은 우승 원동력은 퍼터다. 말렛형 퍼터를 써 온 그는 퍼터가 말을 듣지 않자 이 대회를 앞두고 캘러웨이 오디세이의 일자형 퍼터 툴롱 샌디에이고(사진)를 들고 나왔다. 이경훈은 “퍼터를 바꾼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이경훈의 라운드당 퍼트 수는 28.59개로 49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대회에서 퍼팅 이득 타수가 4.507타를 기록해 전체 9위,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는 1.60타로 6위에 올랐다. 2번홀(파4)부터 3연속 버디를 낚아챈 것도 모두 3m 밖에서 홀에 집어 넣은 퍼팅 실력 덕분이다.

이경훈이 사용하는 툴롱 모델은 2018년 국내에 처음 들어온 오디세이의 프리미엄 라인업이다. 툴롱의 세부 라인업에는 이경훈이 사용한 샌디에이고 모델 외에도 시애틀, 시카고, 애틀랜타, 오스틴 등이 있다. 그중 샌디에이고의 로프트각은 2.5도로, 툴롱 퍼터 중 가장 낮은 각도로 세팅돼 있다. 블레이드 형태인데도 헤드 무게가 365g으로 무거운 편이다.

이경훈은 퍼터 연습 때도 ‘정타’에 가장 중점을 둔다. 이를 연습하기 위해 퍼터 헤드가 간신히 지나갈 공간을 만들어 놓고 그 사이를 통과하는 연습을 한다. 퍼팅 스트로크는 일반적으로 인-아웃-인 궤도로 움직이지만 공이 맞는 순간만큼은 수직을 유지해야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낼 수 있어서다. 이를 ‘관문 통과하기 연습’으로 부르는 이경훈은 “어떤 퍼팅 스트로크를 하든 임팩트 순간에는 헤드가 바로 정렬돼 있어야 한다”며 “임팩트 구간에 집중할 수 있어 정타는 물론 방향성도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