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송유관을 운영하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지난 7일 사이버 공격을 당한 이후 사이버보안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가 높아졌다. 보안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보안 시장 수요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안 시장의 복잡성 등을 고려해 개별 종목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분산투자를 조언하고 있다. 美 정부도 사이버 보안 강조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2일 민간기업 및 연방정부 네트워크에 대한 보안 강화를 목표로 ‘국가 사이버 안보 증진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7일 일어난 ‘송유관 해킹’ 사건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미국 주요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 횟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안 시장은 통상 대형 보안사고가 터진 뒤 구조적으로 성장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등이 활성화하고, 서버 투자가 확대되면서 사이버 보안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도 늘고 있다”며 “대형 사고가 터지면 이후 관련 투자가 급격히 늘어난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보안은 해외 업체보다 자국 업체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미국 내 보안산업 성장 수혜를 누리려면 미국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유망 종목&주요 ETF
대표적인 보안 업체로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가 있다. PC, 서버, 모바일 장치를 비롯한 엔드포인트(무선 네트워크 접점) 보안 회사다. 지난해부턴 클라우드 보안 시장에도 진출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시가총액은 46조원가량이다. 올 들어 3개월간 주가는 박스권이지만 클라우드 보안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중장기 전망이 밝다는 평가가 많다.
대부분의 사이버보안 ETF가 담고 있는 종목인 포티넷(FTNT)도 대표적 종목이다. 재택근무 확대 혜택을 받고 있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제로 트러스트(전방위적 보안)의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보안이 필요한 각 네트워크를 한번에 묶어내는 보안 솔루션이 이 회사의 강점이다. 시가총액은 36조원가량이다.
시가총액이 24조원대인 지스케일러(ZS)는 이번 송유관 해킹 사고 같은 대형 사고를 예방하는 보안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레거시 보안 시스템에 대한 해킹 사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스케일러가 보유한 프록시 기반 보안 시스템이 부각되고 있다”며 “디지털화에 따라 보안산업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 우상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보안은 업체별 특화된 분야가 있고, 기술을 일반인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ETF를 통한 분산투자로 보안시장 자체의 구조적 성장 수혜를 누리는 게 유리하다. 대표적으론 ‘Global X Cybersecurity(BUG) ETF’가 있다. 포티넷,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팔로알토 네트웍스 등 주요 보안 업체를 두루 담고 있다. ‘iShares Cybersecurity and Tech (IHAK)’도 대표적인 사이버보안 ETF다. BUG와는 중소형 보안주 구성이 다르다. 이 두 ETF는 기존 보안업체보다 앞선 기술을 내세워 최근 뜨고 있는 보안업체에 집중된 것이 특징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