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의류매장에서 점원을 폭행한 혐의를 받아 논란이 된 주한벨기에 대사의 부인 측이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벨기에 대사관은 피터 레스꾸이에 벨기에 대사의 부인 A씨의 면책특권을 유지할지 여부를 묻는 경찰 공식 질의에 지난 13일 우편을 통해 '유지' 의사를 전해왔고, 다음날인 14일 경찰은 이를 확인했다.
경찰은 향후 통상 절차대로 '공소권 없음' 불송치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A씨는 지난달 9일 서울 시내 한 옷가게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직원의 뺨을 때린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당시 논란이 커지자 주한 벨기에 대사관은 지난달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벨기에 대사는 부인에 관련된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부인을 대신해 피해자에게 사과드린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녀가 한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6일 용산경찰서에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받았다. 그는 폭행 사건 이후 뇌졸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알려졌지만, 퇴원 이후 경찰 조사 요구에 응했다.
경찰은 A씨 직접 조사까지 마치며 사실관계 확인을 마쳤지만, 곧장 사건을 결론짓지는 못했다. A씨가 가진 면책특권 때문이다. 면책특권은 범죄 혐의가 있다고 해도 재판에 넘길 수 없다.
만일 이번에 벨기에 정부가 A씨의 면책특권을 박탈했다면 A씨 기소까지 가능했을 수도 있지만, 면책특권 유지 의사를 전해옴에 따라 A씨를 재판에 넘기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