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보다) 도지는 10배 더 빠르다. 블록 사이즈(용량)는 10배, 수수료는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16일 머스크의 이 같은 발언 이후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 도지코인은 630원에서 오후 3시 기준 651원으로 3%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 13일 머스크의 트윗(“도지코인 거래 시스템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후 12시간 동안 도지코인이 486원에서 701원으로 폭등한 것과 대조적이다. 머스크가 연일 도지코인을 언급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더 이상 머스크의 발언을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양새다.
도지코인을 비롯한 ‘밈 코인(장난식 코인)’의 열기가 차갑게 식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지코인의 대표적 ‘아류’로 꼽히는 시바이누는 싱가포르 암호화폐거래소인 후오비에 상장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20배 넘게 뛰었다가 근 5일 만에 절반으로 떨어졌다. 도지코인의 ‘동생(little brother)’을 자처하는 ‘아키타이누’라는 이름의 암호화폐는 올해 2월 발행된 이후 약 2900배 뛰어올랐다가 최근 5일간 3분의 1 이하로 급락했다. 이런 ‘밈 코인’에 대한 우려도 크다. 국내에서 진돗개를 마스코트로 11일 발행됐던 ‘진도지코인’의 개발자가 일부 물량을 소각해 가격을 띄운 뒤 자신이 가진 대규모 물량을 처분하고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암호화폐 거래대금도 줄어들고 있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개 거래소의 24시간 거래대금은 지난 3일 오전 10시 기준 122억5418만달러에서 7일 463억9000만달러로 278.6% 급증했다. 하지만 15일에는 209억4759만달러를 기록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주요 암호화폐 가격도 약세를 지속했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16일 새벽 6000만원대가 무너지며 5790만원까지 급락했다가 오후 4시께 5970만원대로 반등했다. 이더리움은 469만원대, 도지코인은 650원 선에서 거래됐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