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노트북 시장이 폭발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재택근무, 원격교육, 게임 수요 증가 등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한 것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재택 근무·원격 교육 확산이 촉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 1분기 글로벌 노트북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81% 증가한 6820만 대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B2B(기업용)와 B2C(소비자용) 제품 수요가 모두 크게 늘었다. SA 측은 “유례를 찾기 힘든 출하량 증가율”이라고 설명했다. 출하량 1위는 레노버다. 레노버는 올 1분기 1630만 대의 노트북을 출하해 23.9% 점유율을 기록했다. HP(22.6%), 델(14.6%), 애플(8.4%), 에이서(7.2%)가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제조업체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운영체제(OS) 기준으로는 윈도 기반 노트북이 전체 출하 노트북의 73%를 차지했다. 구글 크롬을 사용하는 크롬OS가 17.7%, 애플의 맥OS가 8.4%로 나타났다. 특히 크롬OS 선전이 두드러진다. 크롬OS를 탑재한 크롬 북의 올 1분기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74% 증가한 1210만 대를 기록했다. 구글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크롬 북은 상대적으로 가력이 저렴한 데다, 한 이용자가 수십 대의 컴퓨터를 관리할 수 있어 원격 수업용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북미 교육 시장에서 인기가 뜨겁다.
노트북 시장 폭발은 원격 교육을 비롯해 재택근무 및 ‘집 콕(집안에 콕)’ 게임족 등 전반적인 언택트 소비 수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내 PC 제조업체 한 고위 관계자는 “수요는 폭발했는데 반도체 부족 문제까지 터져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설명했다. 삼성·애플 신제품 집중 출시
국내외 PC 제조업체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차별화한 전략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는가 하면 마케팅에도 부쩍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추격자들이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노트북 신제품 ‘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를 한국과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시장에 일제히 출시했다. 갤럭시 북 프로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과의 연동성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 1위인 삼성은 갤럭시 북 프로를 내세워 노트북 시장에서도 선두권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자체 설계한 반도체 ‘M1’ 프로세서를 적용한 노트북을 선보인 애플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올해 말 성능이 강화된 독자 칩을 탑재한 14인치 및 16인치 맥북 프로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