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수혜주’로 분류돼 가파르게 상승하던 보험주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부 증권회사는 이례적으로 특정 보험사에 대한 매도 의견을 냈다.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요 보험사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전일 대비 8.19%, 한화생명은 6.29% 떨어졌다. 동양생명(-6.23%), 흥국화재(-2.37%) 등도 하락폭이 컸다. 삼성생명(-1.62%), 미래에셋생명(-1.30%), 삼성화재(-1.16%), 현대해상(-0.60%), 메리츠화재(-0.24%) 등 대부분의 보험주가 하락했다.
올해 들어 보험사 주가는 금리 인상 기대감 때문에 큰 폭으로 올랐다. 흥국화재는 연초에 비해 14일까지 70%, 한화생명은 같은 기간 69% 상승했다. 동양생명은 64%, 한화손보는 39% 올랐다.
보험사는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수익률이 높아지는데, 올해 들어 실제로 채권 금리가 오르자 보험사 주가가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감소해 보험금 지급이 줄어든 것도 보험사 주가가 오른 원인으로 꼽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그동안 보험사 주가가 너무 빠르게 올랐다는 인식을 하는 것 같다”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보험주의 등락폭이 컸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DB금융투자가 한화생명에 대한 매도(underperform) 의견 보고서를 낸 게 화제가 됐다. 국내 증권사들은 매도 의견 보고서를 잘 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화생명의 4000원 내외 수준의 주가는 기준금리를 네 차례 정도 인상할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투자 의견을 하향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는 보험주의 투자 가치가 여전히 크다고 분석했다. 교보증권은 한화생명에 대해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수익 증가와 변액보험준비금 부담이 감소해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렸다. 이베스트증권은 DB손해보험의 목표가를 5만8000원에서 6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