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올 1분기 48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1년 전보다 19% 감소한 규모다. 대출 자산이 늘었음에도 저금리 여파에 이자수익이 줄었고 신용카드 관련 수입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철수 후에도 영업을 계속하기로 한 기업금융 부문은 대출자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14일 씨티은행은 올 1분기 순이익이 4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총수익은 12.4% 감소한 2900억원이었다.
씨티은행은 "개인 자산관리 부문의 견조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환경과 신용카드 소비 감소 등으로 총수익이 감소했다"며 "주로 순이자이익, 외환파생관련 이익, 대출채권매각이익과 국공채매각이익 등의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의 1분기 이자수익은 20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줄었다. 순이자마진이 1.94%로 1년새 0.25%포인트 떨어진 결과다. 전체 대출자산은 1년 전보다 6.3% 늘었지만 초저금리 영향을 넘어서지 못했다.
신용카드 시장의 '숨은 강자'로 꼽혔던 씨티은행의 신용카드 부문 실적도 하락했다. 씨티은행은 "코로나19 관련 정부 지침 지속 등에 따른 소비와 신규 회원모집 감소로 신용카드 채권은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의 1분기 신용카드 관련 수수료수입액(카드론 이자 포함)은 5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줄었다.
비용은 전년 대비 4.8% 감소한 2013억원이었다. 계속된 인건비 증가에도 광고선전비와 해외 계열사 용역비 감소 등으로 비용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대손충당금은 40.1% 감소한 240억원이었다.
3월말 기준 대출자산은 24조6000억원이었다. 기업대출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화대출이 모두 늘면서 전년 대비 9.4% 늘었고 가계대출도 개인신용대출(11.8%)이 크게 늘면서 6.6% 증가했다. 예수금은 요구불예금 증가로 전년 대비 1.3% 증가한 28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씨티은행은 업계 최고 수준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9.98%로 1년 전보다 1.49%포인트 올랐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올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로 지속되는 어려운 경영환경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도 "자금시장, 개인자산관리, 개인신용대출 부문에서는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유 행장은 소비자금융 출구전략에 대해서는 "고객과 직원 모두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씨티은행은 현재 소비자금융 부문 전체 매각을 우선순위로 두고 인수 의향자를 찾는 중이다. 씨티은행은 다음달 3일 이사회를 열고 출구전략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