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비트코인 대신 도지(Doge)를 택했다. 테슬라 주주들은 연일 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머스크가 기행을 보이자 참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결제 시스템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지 개발자와 협력할 것"이라며 "잠재적으로 유망하다"고 밝혔다.
전날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받고 차를 파는 것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에 파문이 일었다. 머스크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비트코인 채굴에 드는 전기로 화석연료, 특히 석탄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비트코인 채굴에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사용될 때까지 전기차 결제를 중단하겠다"고 언급했다.
테슬라의 주가가 최근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머스크의 기행이 계속되자 테슬라 주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이후 경제 재개로 인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줄곧 하락세를 걸었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는 비트코인 이슈에도 주가가 타격을 입고 있다. 테슬라가 연초 거금의 회삿돈을 비트코인 투자에 썼다고 밝혔었던 탓이다.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되는 모습을 보이며 투자자를 불안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머스크는 최근 유명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해 우스갯소리로 "도지는 사기"라고 발언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들썩이기도 했다.
여러 악재가 겹치며 1월 초 장중 900.4달러까지 올랐던 테슬라 주가는 13일 571.69달러까지 떨어지며 거의 반토막 난 상태다. 테슬라 주주들은 차 불매 운동(Don't buy tesla)까지 벌이고 있다.
심지어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 중단 직전 비트코인을 대거 팔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3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테슬라가 주식을 팔았는지 안 팔았는지 유심히 지켜보겠다"며 "머스크의 트윗이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친 점을 고려하면 트윗 전후의 어떠한 행동도 면밀히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비트코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몰랐었느냐"라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