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아날로그 일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13일 아사히신문은 손 회장이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 결과를 팩스로 전달해 논란이 된 것을 언급하며 "일본은 인공지능(AI) 혁명에서 뒤쳐지고 있다"며 "부끄러워서 얘기가 안 된다"고 발언한 내용을 보도했다.
일본은 카드보다는 현금 사용을 애용하고, 전자 결제 시스템보다는 우편과 팩스를 이용하는 '아날로그' 시스템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신이 가속화 되면서 팩스를 이용한 업무 처리와 도장 날인 관행, 광역자치단체별로 다른 아날로그 방식의 행정 체계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백신 접종이 본격화 되면서 데이터의 디지털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대두됐다..일본 지자체들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관리해 온 예방접종대장으로는 전국의 접종 정보를 공유하는데 2~3개월이 걸리기에 일본 정부는 개인의 백신 접종 기록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VRS'라는 시스템을 긴급하게 도입하기도 했다.
또한 오는 9월 1일 지방자치단체 행정시스템 일원화 등을 관장하는 디지털청을 출범시키고 코로나19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지난 12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핵심 정책인 디지털청 성립에 필요한 법안을 참의원에서 가결해 입법을 완료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코로나19 백신 고령자 접종을 위한 예약 시스템이 장애를 일으켜 중단되는 사태가 전국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서 발생했다.
'디지털 일본'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에도 '허시스(HER-SYS)'라는 시스템을 통해 환자 발생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력 항목이 60개에 달해 의료진의 외면을 받았고, 현재까지도 지자체와 보건소 직원들은 환자 정보를 팩스로 주고받으며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내 코로나19 백신 예약 시스템 장애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IT업체 세일즈포스의 서버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를 이끄는 손 회장은 본 통신사 NTT가 총무성 고위 관료를 반복적으로 접대한 문제를 언급하며 "감독청 사람들과 유착하는 것으로 보이는 회식은 당연히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회식보다) 큰 문제는 연간 수천만엔이나 되는 보수를 지불하며 낙하산 인사를 감독관청으로부터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인적 유착', '인적 뇌물'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