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vs 아모레퍼시픽, 中 하이난서 'K뷰티' 맞짱

입력 2021-05-13 17:24
수정 2021-05-14 01:58

한국의 화장품 라이벌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이번에는 중국 최남단 섬인 하이난에서 맞붙었다. 지난해 6월 중국 정부가 하이난에 대한 면세 한도를 크게 높이자 두 회사는 이 지역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데 신중한 LG생활건강은 올해 초 하이난 면세점에 후, 숨 이름으로 6개 매장을 열었다. 한 지역에 6개 매장을 동시에 오픈한 건 이례적이다. 산야 시내 CNSC면세점, 리가데르면세점, 하이커우 시내 SZDF면세점 총 세 개 면세점에 각각 두 개 매장을 열었다. 이로써 LG생활건강의 하이난 면세점 매장은 총 13개로 늘었다.


하이난 시장에 앞서 진출한 아모레퍼시픽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미 하이난에 10개 매장을 갖고 있던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월 하이난 하이팅베이면세점에서 설화수 팝업스토어를 열며 시장 방어에 나섰다. 하이난 면세 시장 성장 덕분에 지난 1분기 아모레퍼시픽 하이난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0%가량 늘었다.

중국 정부의 면세정책 변화가 두 회사를 하이난에 집중하게 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난 면세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1인당 면세쇼핑 한도를 3만위안(약 522만원)에서 10만위안(약 1742만원)으로 올리고, 제품당 구매 건수 제한도 대폭 풀었다. 화장품은 30개, 휴대폰은 4개, 주류는 1500mL로 완화했다. 중국인이 하이난을 다녀온 뒤 6개월간 온라인 면세점을 통해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혜택도 줬다.

이런 정책으로 하이난 면세 매출은 매년 두 배씩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올해 하이난 면세 매출이 600억위안(약 10조452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매출은 300억위안(약 5조2263억원)이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매장을 늘리는 등 하이난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후와 숨 위주로 하이난 면세점 입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